OpenAI의 GPT-3.5가 보여준 ChatGPT의 가능성
코로나19와 함께 인터넷 업계는 최대의 호황기를 겪다가, 엔대믹 시대를 맞이하며 자금 유동성 위협으로 최악의 혹한기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게 어둡기만 한 IT 산업에 한줄기 빛이 최근 비추고 있다. 바로 초거대 인공지능인 GPT-3.5로 구현된 ChatGPT 덕분이다. ChatGPT는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챗봇으로 대화형으로 사람이 물어보는 질문이나 요구를 이해하고 답변을 제공해준다. 이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가 OpenAI이다. 이 회사는 2015년 10월에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와 투자 전문 기업인 Y Combinator의 전 CEO이자 현 OpenAI의 CEO인 Sam Altman이 설립했다. 초기 연구소로 시작된 이 회사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특허와 연구를 대중에 공개해 여러 기관과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협업하며 인공지능을 인류 발전에 활용하는데 앞장 서오고 있다.
이 회사가 공개한 여러 기술 중 2018년부터 소개한 자연어 처리(NLP) 모델의 일종인 GPT는 매년 성능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놀랄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진화한 GPT-n의 최근 버전인 GPT-3.5가 적용된 ChatGPT는 2022년 12월1일 공개된 이후 사용자수가 일주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며 IT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Google is done'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기사로 구글의 시대가 끝났다라는 평가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정말 그렇게 ChatGPT가 20년간 인터넷의 역사를 쓴 검색엔진를 뛰어 넘을만할까?
ChatGPT는 확실히 다양한 소스를 참고해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에 대한 답을 해준다. ChatGPT가 답을 할 수 있는 영역은 광범위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대화 방식으로 여러 번에 걸쳐 주고 받으면서 답을 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간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보여준 대화 인터페이스를 통한 인공지능은 간단한 단답형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것에 불과했다. 반면, ChatGPT는 전문적인 영역의 질문에 대해 잘 정돈된 답을 해준다. 일례로, '만약 태양이 사라진다면 지구에 어떤 일들이 발생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검색을 여러번에 걸쳐서 찾아 다니며 이해해야 하는 기존의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태양이 사라진 지구의 피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심지어, '회사 상사와 마음이 맞지 않아 자주 의견 충돌이 있고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롭다. 그로 인해 회사에서 외톨이가 되는 기분인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으면 이런 심리 상태와 극복 방안에 대한 내용을 제시해준다. 또한, 영문으로 작성한 이메일 내용에 오탈자나 문맥에 맞지 않는 사항을 교정해달라고 하면 해주며, 간단한 벽돌게임 프로그램을 작성해달라고 하면 프로그래밍을 해주기도 한다. 수학 문제 풀이와 작문, 보도자료 작성, 끝말잇기를 해주는 것은 물론 제주도 여행에서 꼭 들러야 하는 맛집과 여행지의 정보를 한 번에 추려서 제안해주기도 한다.
게다가 ChatGPT는 수 백만명의 사용자들이 사용하면서 입력된 데이터와 사용자들의 반응을 통해 추가적인 학습을 하며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또한, 여러 언어 코퍼스와 토픽을 학습함으로써 한국어를 학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지원하며 전 세계의 여러 언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ChatGPT의 자연스러운 대화이다. 사용자와 주고 받으면 형성된 맥락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게 답변을 한다. 그렇다보니 단순하게 정보를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요약하는 것을 넘어 이를 사용자와 주고 받은 대화 맥락에 맞춰 다르게 전달해준다. 덕분에 정보나 지식의 영역이 아닌 감성과 윤리, 문화, 사회 등의 여러 영역의 주제에 대해서 정답이 아니더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사점을 전달해준다. 즉, '앞으로 AI는 인류에 재앙이 될까?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이나 'ChatGPT는 구글의 시대는 끝나게 될까?'라는 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에도 무작정 회피하지 않고 최선의 답변을 한다.
ChatGPT의 놀라운 점은 2가지다. 사람과 자연어로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요청한 사항에 대한 결과물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ChatGPT에는 검색처럼 최신의 콘텐츠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최신 내용이 결과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한계와 현재로선 1채팅당 평균비용이 130원으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 20년간의 인터넷 사용 경험과 지난 40년간의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방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기술의 변곡점, 특이점이 온 것은 사실이다.
단, 그렇다고 ChatGPT가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지난 20년간의 빅테크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들을 위기에 가져다 준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해석이다. ChatGPT에 적용된 GPT-3.5와 앞으로 진화될 GPT-4 그리고 Chat이라는 새로운 대화 인터페이스는 되려 빅테크 기업 그리고 스타트업들의 서비스에 적용되어 더 나은 인터넷 서비스의 진화로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ChatGPT는 구글 검색을 포함해 기존 인터넷 서비스의 대척점이 아닌 보완재로서의 기회를 제시해줄 것이다. 또, 그간 실험실에서만 연구되던 초거대 AI가 OpenAI의 ChatGPT와 그 전의 이미지 생성 기계 학습 모델인 DALL·E 등의 실체로 실제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구글은 LaMDA, MS는 Megatron,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SKT는 GLM, LG는 엑사원 등으로 준비해오던 AI가 본격적으로 이들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에 적용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구글의 람다2 기반의 AI챗봇 app인 AI 테스트 키친을 안드로이드 버전(8월말)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6521
이제 AI는 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주는 특별한 작업을 위해 최적화된 narrow AI를 넘어, 일반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경험을 드라마틱하게 개선해주는 범용 AI로서 본격적으로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되어갈 것이다. 그것이 최근 GPT-3.5로 ChatGPT가 나오면서 시장에 가져다 준 변화이다. 앞으로 우리가 사용해오던 인터넷 서비스에서 초거대 AI에게 채팅이든 음성이든 또 다른 편리한 방식으로 사람과 대화하고 부탁하듯이 편하게 명령을 하고 질문을 하며 답을 찾고 도움을 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더 우리 인터넷 사용은 편리해질 것이다.
단, ChatGPT도 검색도 모두 우리에게 좀 더 편리함을 가져다 준 도구에 불과하다. 도서관에 가서 발품 팔아가며 정보를 찾아 이를 우리 지식으로 만들던 과거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고 강력하게 정보를 찾아다 준 것에 불과하다. 전 세계의 정보를 페이지에 올려 서로 연결함으로써 정보의 보고가 된 인터넷이나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준 검색엔진이나 보다 정갈하게 정리해주는 초거대 AI 모두 도구일 뿐이다. 이를 활용해서 판단하고 의사결정하기 위한 지식은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다. 이들 도구는 우리의 지식을 더 두텁고 단단하게 해주는 수단일 뿐이다.
※ 초거대 AI의 정보 처리와 언어 정리 기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는 취지의 기사
※ 저자의 웹3/AI 관련 트렌드 책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5224950
추가 글
https://brunch.co.kr/@ioojoo/236
https://brunch.co.kr/@ioojoo/239
작가의 챗GPT가 가져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개인 이용팁과 기업의 활용 방안에 대한 강연
https://www.udemy.com/course/chatgpt-it-jihyu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