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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an 10. 2023

CES 2023, BE IN IT!

미래 비전보다 당장 필요한 솔루션에 집중

올해 CES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장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 솔루션에 집중'.
먼 미래의 비전이나 이상이 아닌 지금 바로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들이 부각되었다는 것이 눈에 띔.


매년 CES를 주최하는 CTA는 행사의 주요 키워드를 발표하는데 이번의 키워드는 메타버스, 모빌리티, 헬스테크, ESG와 지속가능성, 게임이다. 이중 메타버스와 모빌리티 2가지의 주제와 관심사인 로봇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다.


메타버스는 2016년부터 VR, AR, MR 등의 디바이스들이 다양하게 소개되면서 주목받던 차세대 기술이었다. 그런데 이번 CES에서는 이들 차세대 디바이스들은 주춤하고,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 함께 "실제 우리 일상과 업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솔루션"으로서 제시되었다. 일례로 메타뷰의 솔루션은 3D 스캐너와 X레이,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땅 속에 매립된 배관이나 선로 등을 스캔 후 이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재현해 건물이나 땅 속의 내부 모습을 실제 현실처럼 재현해낸다. 또한, 소니의 볼륨메트릭 캡처는 15초간 7대의 카메라가 실제 장면을 촬영해 고스란히 가상공간 속으로 옮겨놓아 사람의 모습을 닮은 3D 아바타를 생성해 이를 통해 쇼핑이나 방송 등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외에 Spatial Reality 디스플레이는 27인치 화면에 실제 3D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 제품 디자인이나 의료 영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코로나19 3년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몰입감과 사실감을 높이는 기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사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솔루션의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sony spatial reality display


또한,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면서 함께 차세대 인터넷 가치 철학인 웹3라는 키워드도 부각되었다. 블록체인과 NFT 등을 제품 개발과 솔루션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웹3 트렌드에 부흥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들도 눈에 띄었다. 단, CES 행사의 특성 상 웹3 관련한 솔루션 자체의 소개보다는 TV나 디지털 액자 등의 사물 인터넷 기기에 웹3 관련 기능과 특징이 적용된 제품의 전시가 주류를 이루었다. 주목할 점은 CTA는 코인데스크라는 암호화폐 전문 뉴스 사이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웹3 주제의 컨퍼런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웹3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 관련 키워드인데 CES가 이 주제까지 포괄적으로 행사 주제로 다루면서 보다 영역 확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에 NFT가 접목


특히 모빌리티는 2021년에는 Vehicle technology, 2022년에는 Automotive 키워드로 CES에서 주목을 받았고, 지난 2011년부터 미국 포드와 GM,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의 자동차 업체 CEO들이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르면서 CES에서 소개되는 핵심 주제이다. 이미 자동차 시장은 테슬라가 보여준 것처럼 전기차 기반으로 대전환이 이루어지면서 그 어떤 전자기기보다 더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며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CES에서도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GM의 메리 바라 회장이 전기차로의 대전환을 키노트로 발표하면서 전기차의 미래 비전과 관련된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배터리, 차량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 등의 기술들이 선보였다. 올해는 BMW그룹의 올리버 집세 회장이 키노트를 통해 자동차에 현실과 가상을 융합한 디지털 혁신 기술을 적용해 차량과 운전자의 상호작용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즉, 차량 전면창 전체에 혼합현실 기술을 적용해 보다 운전을 편리하고 몰입감있게 하도록 하고, 외관 색상도 운전자 취향과 주변 상황에 따라 32개 색상으로 바꿀 수 있는 E-ink 기술을 선보였다.

BMW E-ink car


그 외에도 폭스바겐과 아우디도 컨셉카를 통해 자율주행을 넘어 차량 내에서의 운전 경험과 더 나은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 외의 차량 관련 부품 제조업체나 배터리 업체들 역시 완성차 업체들의 미래 전기차에 대한 비전에 발맞춰 부품의 전장화와 통합화 그리고 차량 내 운전과 이동 경험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발맞춰 관련 기술들을 선보였다. 일례로 현대모비스는 앞으로의 차량이 차량 이용의 목적에 따라 차량의 외관과 내부 모습이 달라지는 목적 기반의 모빌리티카가 될 것이라는 비전에 맞춰 관련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콘티넨탈은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한 고성능 라이다와 더 나은 운전자 경험을 위한 1.2m 길이의 곡선형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SK온은 전기차를 위한 초고속 충전용 슈퍼 패스트 배터리와 차세대 소재로 개발한 NCM9 등의 배터리를 소개했다.

현대모비스 컨셉카


특히 자동차와 무관한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소니가 모빌리티에 적극 동참하며 스마트폰처럼 자동차 시장에도 빅테크 기업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본격적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라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서비스로 차량을 연결해 스마트폰처럼 차량의 인터넷 경험과 인포테인먼트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넘어 자동차에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미래 전기차 모형을 전시했다.  아마존 역시 OS까지는 아니지만 알렉사 AI를 차량에서 구동함으로써 차량 내 인터넷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자동차 전시장에 별도의 부스(Amazon for Automotive)를 운영해서 소개했다. 또한, MS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관련 부품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유용한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기술과 차량 개발의 효율화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새로운 메타버스 솔루션 등을 제공해 자동차 산업의 기업들 호응을 받았다. 소니는 이미 작년부터 전기차 시장에 대한 컨셉카와 관련 기술들을 선보여왔는데 올해 아필라라는 프로토타입 컨셉카를 선보였다. 소니의 전기차는 달리는 게임기로 평가할만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적용되던 게임 관련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되어 차량 이동 중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새로운 자동차의 개념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자동차 관련 기술들이 먼 미래의 비전을 상상하는 것을 벗어나 당장 차량 운행에 도움이 되는 각종 솔루션과 클라우드 기반의 차량 효율화, 관리 고도화에 집중되었다. 또한, 이동 중 차량 내에서의 운전 편의와 주행 중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통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Sony's AFEELA


그리고, 차량과 함께 차세대 기기로서 주목받는 CES의 단골 주제가 바로 드론, 로봇 등이다. 재작년부터 소개된 로봇들은 주로 물류, 라스트마일(배달) 그리고 음료 제조와 소셜로봇(장난감 로봇), 가정 내에서의 컨시어지 로봇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런데 올해 소개된 제품들은 특정한 용도에 특화된 실용적인 것들이 눈에 띄었다. 잔디를 자동으로 깍거나, 꽃이나 나무를 다듬어주는 가드닝 로봇, 청소나 눈을 치우는 등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로봇들이 주목받았다. 특히, 프랑스의 로봇 스타트업인 ACWA는 뱀 모양의 클린 워터 패스파인더라는 이 제품은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수도관 내부를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며 지도를 만들어주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 덕분에 수도관의 두께와 함께 부식과 석회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만 누수로 인해 매년 20% 이상의 수자원 손실이 있는데 이 로봇을 활용하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물 자원을 보호할 수 있고, 향후에는 수도관의 수리와 유지보수까지 자동으로 로봇을 통해 해결하면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덕분에 이 회사는 스마트시티, 지속가능성, 인간안보의 3개 부분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LG전자도 별도의 로봇 단독 부스를 꾸려 가정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생활형 로봇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헬스케어 보조기구로서 사용될 수 있는 로봇 사업에 투자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ACWA Robotics


사실 CES에 소개된 기술이나 제품 중 언론에 크게 주목받으며 대서 특필된 경우를 보면, 실제 양산되어 시장에서 주목받는 경우보다 그 다음해, 3년 후에도 여전히 실험실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소개된 메타버스나 모빌리티 관련 기술들도 상당수는 작년, 재작년에도 소개된 제품들이 많다. 단,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면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으며 더 개선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진화되어야 실험실 딱지를 떼고 실제 우리 일상과 산업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품으로서, 솔루션으로서 선보일 수 있다. 이번에 소개된 신기술과 제품 그리고 솔루션 역시 지금의 모습보다는 작년의 모습 그리고 내년의 모습을 비교하며 얼마나 시장 요구에 발맞춰 개선했는지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빈 쭉정이인지, 꽉찬 알곡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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