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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Dec 08. 2022

메타가 쏘아 올린 메타버스, 신기루인가? 신세계인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하드웨어 도전

메타의 내일이 흔들리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파죽지세로 성장하던 페이스북이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개인정보 활용 정책 변화와 메타버스 투자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1만명이 넘는 직원을 구조조정하고 퀘스트 프로라는 프리미엄급 VR을 200만원 넘는 가격에 출시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하다. 과연 메타는 드라마틱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왜 메타는 아직 신기루같아 보이는 메타버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을까? 그 투자는 과연 메타에 새로운 신세계를 가져다 줄까?


MS, 구글, 아마존의 공통점이 무얼까? 이 세곳의 빅테크 기업은 모두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 애플에 이어 나란히 시가총액 2, 3, 4위로 TOP에 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사이기도 하다. MS는 키보드, 마우스와 같은 입력장치를 오래도록 만들어오고 있는 하드웨어 명가이면서 이제는 서피스라고 부르는 노트북, 태블릿을 만들고 있으며 비록 시장에서 실패했지만 스마트폰부터 홀로렌즈라는 AR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만들며 새로운 디지털 장치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구글 역시 2014년에 네스트라고 부르는 스마트 홈 기기 전문업체를 32억 달러에 인수하고, 그 전인 2012년에는 모토로라를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MS는 2013년에 노키아를 54억 유로에 인수했다. 아마존은 2012년 키바 시스템즈라는 물류 로봇 제조업체를 7억7천5백만 달러에 인수하고, 2018년 제조 스타트업인 Ring을 1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2022년에는 아이로봇이라는 로봇청소기 제조사를 17억 달러에 인수했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은 스마트홈 플랫폼에 연결되는 각종 가정내 전자기기에 대한 투자를 넘어 직접 관련 제품들을 제조하는데 진심이다.  스마트 스피커와 각종 가정용 방범 IP카메라 그리고 셋톱박스와 온도, 습도 센서 등 다양한 제품들을 제조하고 있다. 구글 스토어와 아마존 스토에어는 이렇게 판매 중인 구글, 아마존의 제품들 수십 종이 넘는다.



심지어 아마존은 Astro라는 1000달러짜리 가정용 로봇까지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알렉사라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로봇은 가정 곳곳을 자율주행으로 돌아다니면서 커다란 화면에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보여주고 집안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에 비춰진 영상을 보여준다. 또한, 원격으로 집밖에서 집안 모습을 로봇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살펴볼 수 있다. 사람 얼굴을 인식해서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집안으로 침입하거나 집에 있으면 알람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음성과 영상으로 메시지를 녹화해서 가족 얼굴을 인식해서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며, 화상통화를 할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실험적인 로봇을 만들어 판매할만큼 아마존은 디지털 디바이스의 개발과 제조에 진심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제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일까?

메타의 VR 디바이스 즉 메타버스를 향한 새로운 디지털 기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바꾸는 인터넷 기업은 새로운 디바이스가 출현되어야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 컴퓨터가 없었다면 윈도우나 MS오피스가 나왔을리 없고, 당연히 브라우저도 없었을테니 한메일, 네이버, 구글, 아마존 등의 인터넷 서비스가 탄생할 수 조차 없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카카오톡이나 배달의민족, 인스타그램과 틱톡과 같은 앱들이 나왔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TV가 없었다면 수 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없었고 방송국들 역시 지금과 같은 사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라디오, TV 그리고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의 새로운 기기가 출시되면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기회가 온다. 그런 소프트웨어는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열어주어 더 큰 경제계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지난 20년간 빅테크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큰 비즈니스의 기회를 만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늘 커다란 전환점이 온 것은 새로운 기기가 출시되었을 때이다. 2000년대의 컴퓨터, 2010년대의 스마트폰이 그랬었고, 앞으로 또 그런 기회가 새로운 하드웨어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기업 입장에서는 그렇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 하드웨어를 마냥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기회를 직접 주도하고 통제하고 싶지 제조사가 만들어준 판에 끌려 다니길 원할리 없다. 게다가 새로운 하드웨어가 주는 기회는 늘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시장을 지배한 기업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새 하드웨어에 대한 정보 그리고 그 하드웨어에서 구동 가능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에 대한 구현 방식이나 구성은 제조사가 정한다. 그렇다보니 기존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은 자기 입맛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새로운 하드웨어에 최적화해서 개발하기 어렵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가 정한 구성에 맞춰서 작동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TV가 사각형의 디스플레이로 구성되면 방송사는 네모난 영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밖에 없다. TV를 안테나에 연결해 리모콘으로 채널 바꿔가며 조작하는 방식으로는 녹화된 방송을 탐색해서 보거나 OTT처럼 콘텐츠를 추천해가며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결론이 정해져 있지 않고 시청자가 영상을 보면서 특정 장면에서 선택을 해가며 시청자별로 서로 다른 시나리오로 전개되는 그런 영상 제작이 기존의 TV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구글의 크롬캐스트와 유투브 혹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선택해가면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넷플릭스에서는 구현 가능하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기업은 차세대 인터넷 기기에 대한 꿈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세이클럽, 싸이월드 등의 인터넷 서비스가 영원할 수 없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도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시장 지배자인 빅테크 기업들은 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하드웨어를 꿈꾸고 그 하드웨어에 최적으로 동작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는 욕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미 기업가치가 왠만한 제조사보다 훨씬 큰 MAMA(MS, Amazon, Meta, Alphabet(구글))라면 차세대 디바이스에 대한 투자를 할 여력이 있기에 과감한 도전을 하는 것이다.


MS는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등의 생산적인 업무 기기 중심으로, Amazon과 Google은 AI를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스마트홈 기기에 도전하고 있다. 메타는 SNS를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VR(Virtual Reality) 디바이스를 통해 웹과 모바일을 넘어 온 몸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것이다. PC나 스마트폰보다 더 오랜 시간을 체류하며 새 인터넷 경험으로 몰입감을 가질 수 있는 인터넷 디바이스에 도전하는 것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자리 잡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가 지향하는 좀 더 공감각적인 소셜 서비스를 100% 입맛에 맞게 구현하기 위해 퀘스트라는 새로운 VR 디바이스를 개발해 이 기기에서 최적으로 동작되는 Horizon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이 메타가 공들여 메타버스라는 미래를 찜하고 VR 디바이스와 메타버스향 소프트웨어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다. 메타로서는 제2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보다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디바이스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메타의 차세대 디바이스는 그저 메타의 소셜 서비스만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PC에서처럼, 스마트폰처럼 생산적인 툴부터 외부의 여러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만든 서비스가 개발되도록 함으로써 웹, 모바일에 이은 차세대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비전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상당한 비용 투자와 손실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VR과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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