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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Feb 03. 2023

스마트홈의 구세주인가? Matter

불편하기만 했던 IoT. 표준을 위한 노력


스마트홈을 구성하기 위해 구매한 제품만 100여개가 넘는다. 이 많은 사물 인터넷 기기들을 이용하려면 WiFi 혹은 스마트홈 허브에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게 연결한 기기들마다 사용하는 앱이 달라 사용할 때마다 앱을 찾아 나서야 한다. 물론 구글홈, 애플홈킷 그리고 스마트씽즈와 같은 스마트홈 플랫폼에 등록을 해두면 앱 하나로 여러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축복이다.


하지만, 더 나은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물 인터넷 기기를 지원하는 개별앱을 이용해야 한다. 삼성전자 냉장고의 스마트홈 기능인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서 촬영된 냉장고 내부 사진이나 상세한 온도 제어 그리고 냉장고 전면의 LCD 창에 메모, 할일, 사진 업로드 등을 이용하려면 자체앱을 사용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허브 앱


또한, 개별앱이 스마트홈 통합앱보다 속도면에서나 안정성면에서 더 낫다. 무엇보다 해당 사물 인터넷 기기의 용도에 맞는 최적의 UI를 제공하고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yeelight와 Hue 조명 앱


한 눈에 집안 온습도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 Home

하지만, 사물 인터넷 기기가 한 두개도 아니고 그 많은 기기별로 별도 앱을 사용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가급적 여러 종류의 사물 인터넷 기기를 통합 지원하는 스마트홈 앱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마음이 편하다. 헤이홈, SKT 누구홈, 샤오미 MI처럼 여러 종류의 사물 인터넷 기기들과 독자적 규약으로 호환되는 앱을 이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사물 인터넷 기기를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호환성이 높은 빅테크 기업들의 스마트홈 플랫폼처럼 호환성이나 범용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헤이홈과 SKT 누구홈


즉, 구글홈, 애플홈킷, 삼성전자 스마트씽즈, 아마존 Alexa 등은 좀 더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왠만한 기기들은 모두 지원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앱 외에 스마트 스피커나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TV나 태블릿 등의 여러 장치들을 이용해 유연하게 스마트홈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게다가 루틴, 자동화 기능을 통해 여러 종류의 서로 다른 규격의 IoT를 조작,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씽즈, 구글홈, LG ThinQ



그럼에도 여러 종류의 사물 인터넷 기기로 꾸민 스마트홈은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이 한계다. 앱도 많고 기능도 다르고 어떤 앱에 등록해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용법이나 조작 과정이 다르다. 거기에 한 번 등록된 기기에 에러가 발생하거나 스마트홈 앱에 오류가 발생해서 등록된 기기 관리가 꼬이면 지옥이 따로 없다.

그런 어색함과 불편함이 스마트홈의 새로운 표준으로 대두되는 Matter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까? Matter는 스마트홈 통합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Matter는 스마트홈과 IoT 플랫폼을 위해 만들어진 오픈소스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토콜의 공동 개발은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가 주도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한 곳이 아마존, 애플, 구글, 삼성으로 이미 독자적으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보유 중인 곳들이다. 한마디로 Matter가 이 네곳의 빅테크 기업들이 서비스 중인 스마트홈 규격과도 연동이 되기에 Matter 하나만 지원하면 왠만한 스마트홈 앱과는 호환이 된다는 점이다. 즉, 그간 불편한 스마트홈의 호환성 문제와 너무 많은 앱들로 인한 혼동이 Matter로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사실 그간 스마트홈 플랫폼 구성의 한계는 각각의 사물 인터넷 기기별로 독자적인 규격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상호 호환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예를 들어 IP카메라는 WiFi, 온도 습도 감지 센서는 지그비, 사원증이나 스마트키는 UWB, 스마트플러그는 쓰레드, 블루투스는 도어락 등 각 기기별로 다른 프로토코를 이용하다보니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단일화된 프로토콜이 Matter인 것이다.


이미 매터를 지원하는 기업은 200곳이 넘고 2022년 10월 출시된 Matter 1.0은 전구, 플러그, 온도조절장치와 난방기기, 에어콘, 블라인드, 센서와 잠금장치 등의 다양한 제품군들을 지원한다. 보안 카메라는 다음 버전에 적용되지만 점차 지원 목록이 늘어가고 제어 가능한 기능도 제조사의 독자적인 앱만큼 다양해질 것이다. 즉, 충분히 Matter로 대동단결할 사물 인터넷의 장미빛 미래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서야 스마트홈이 정말 사용하기 편리하고 유연하며 확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 것이다.


단, Matter로 등록한 기기의 제어, 관리 기능이 해당 기기의 제조사가 제공하는 별도 app만큼 좋아야 한다. 그러려면 Matter에서 제공하는 API 충분히 다양한 기능들을 지원해야 하고, 제조사도 이런 API를 십분 활용하고 지원해야만 한다. 그래야, 어떤 스마트홈 앱/플랫폼에서든 해당 기기를 제대로,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오픈된 Matter의 API는 지원 제품과 모델의 다양성은 충분히 보여주었지만, 기능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 개선된다면 Matter가 실질적으로도 스마트홈 사용에 가치를 극대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사물 인터넷이 본격화된지가 2015년경부터니까 7년이 넘도록 제대로 안되던 것이 왜 이제서야 물꼬가 터졌을까? 시장에 IoT 기기는 늘고 스마트에 대한 기대는 무성했지만 사용자가 경험한 것은 복잡하고 불편함만 컸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전기기 제조업체와 스마트홈 플랫폼을 투자해온 빅테크 기업 그리고 크고 작은 제조업체들의 이렇게 각자도생으로는 시장이 커지지 않겠다는 각성이 본격화된 것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Matter로, 스마트홈의 확산에 물꼬를 틔워줄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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