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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Aug 21. 2023

메타버스에 진심인 메타

회복하는 메타의 주가와 MR

야후, 라이코스, 다음,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의 서비스들이 갖는 공통점은 무얼까?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전 국민의 서비스였지만 지금은 몰락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고 있을까? 구글, 카카오, 페이스북 등의 서비스가 대신하고 있다. 그만큼 인터넷 서비스는 왕관의 무게를 버티기가 어렵다. 시장이 바뀌고 경쟁자가 치고 들어오면 언제든 지금의 위치는 흔들릴 수 있다.


페이스북은 2004년에 시작되어 2005년부터 본격 성장해 2012년 상장을 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는 와중에 트위터, 스냅챗을 인수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2012년에 10억 달러에 인스타그램, 2014년에 190억달러에 왓츠앱을 인수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스타트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이들 서비스가 언제든 페이스북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페이스북은 야후처럼 되지 않으려고 늘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런 페이스북이 2014년경 30억 달러에 오큘러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그간 페이스북이 관심을 가지던 인터넷 기업이 아닌 제조사라는 점이 주목할 점이었다. 오큘러스는 리프트라는 VR 기기를 만드는 회사로 매타버스의 초기 대표 주자 중 하나였다. 이후 페이스북은 2021년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변경하면서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렇게 메타버스에 진심인 메타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하기 위해 2020년 메타 리얼리티 랩스라는 사업부를 신설했다. 사실 페이스북은 2018년 마크 저커버그의 청문회 참여를 시작하며 정부 규제 당국과 시민단체들의 원성을 받아왔다. 전 세계의 인터넷 서비스가 SNS로 집중되면서 페이스북은 일취월장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중앙화되는 페이스북에 대한 견제도 커져만 갔다. 그렇다보니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소셜 미디어 다음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준비와 투자가 절실했다.


실제 2021년 4월 애플의 iOS 14.5가 발표되면서 앱 추적 선택 여부가 추가되면서 사용자 데이터 기반의 맞춤 광고가 주력 사업인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이후 구글도 안드로이드에서의 앱 추적 금지 등 사용자 정보 보호에 대한 규제 강화 정책으로 인해 페이스북의 주력 광고 사업이 위축되었다. 그 결과 2022년 7월 창사 이후 최초로 매출이 감소되고 주가 역시 고점 대비 1/4 수준으로 급락했다.


그렇게 실적 악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메타는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그로 인해 발생된 총 손실은 무려 52조원이고, 덕분에 2022년 10월 메타의 시총은 1년만에 1000조원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메타 CTO는 리얼리티 랩스에 대한 투자는 합리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주커버그는 투자자들은 포기해도 나는 메타버스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거론되며 여러 기기들이 출시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묘연하기만 한 메타버스는 정말 메타에게 보증수표 역할을 할까?


2023년 6월 애플은 비전 프로라는 새로운 공간 컴퓨팅 기기를 발표했다. 내년 초에 출시되지만 애플이 보여준 컴퓨터의 미래는 누가 봐도 환호를 지를만했다. 그런데, 새로운 용어로 발표를 했다 뿐이지 결국 애플의 신제품은 MR로 구현한 메타버스이고, 애플만큼 훌륭하지 않지만 메타의 퀘스트 프로를 통해서도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띄우고 컴퓨터 작업이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3499달러(500여만원)나 하는 비전 프로와 비교하면 퀘스트 프로의 999달러(130여만원)는 더 높은 가성비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Meta의 퀘스트 프로를 이용해 Horizon Workrooms를 통해 가상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


그렇게, 애플의 참전으로 메타버스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MR 기기에 대한 관심이 부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글래스라는 상표권을 출원하고 구글, 퀄컴과의 MR 관련 제휴를 맺으면서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관심이 꺽였던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불살라 오르고 있다. 그렇다보니 올 초부터 메타의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작년 말 90달러 때와 비교하면 325달러로 무려 3.6배 이상 증가했고, 재작년 최고점인 378달러와 비교해 85%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는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시장에 누구보다 진심인 메타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게다가 메타는 퀘스트라는 MR 디바이스 제조를 넘어 수 많은 메타버스 앱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개발 스튜디오와 앱스토어 그리고 Horizon World와 같은 자체 앱을 통해 메타버스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업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더 나은 메타버스 경험을 도와주는 이미지 인식 인공지능 모델인 SAM(Segment Anything Model)을 통해 MR로 보는 물리적 현실계의 모든 사물을 상세하게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메타버스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메타가 내년도의 본격적인 메타버스 전쟁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 필자의 '메타버스 속 비즈니스 기회' 주제의 이러닝 강연

https://www.udemy.com/course/metaverse_jihyu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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