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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Sep 04. 2023

첩첩산중. 위기에 빠진 뉴스

갈수록 줄어드는 뉴스 소비. 시간 점유율의 싸움

'나이키의 적은 닌텐도다'라는 말이 있다. 나이키 운동화, 운동복의 경쟁자가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 게임기라는 것이다. 게임에 빠지면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할 기회와 시간이 사라지기 때문에 나이키의 궁극적인 경쟁은 스포츠 의류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시간에 있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시간이 게임을 하는 시간으로 인해 절대적으로 줄어들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시장 파이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때는 나이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니 생존하기 위해서는 아디다스와의 경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게임에 빼앗긴 시간을 어떻게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다.


그처럼 뉴스도 언론사간의 경쟁이 아닌 뉴스의 시간을 뺏은 다른 매체의 시간 점유율을 뺏어오는 것이 당면과제다. 2022년 6월 15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를 공개했다. 전 세계 46개국 9만여명(한국은 약 2000여명)이 참여한 본 리서치에서는 '지난 한 주 뉴스를 어느 매체에서 접했는가?'라는 질문에 안했다가 무려 15%나 차지했다. 2013년 조사에서는 3%였는데 9년만에 5배나 늘어난 것이다. 2016년 조사에서 한국은 2%였는데 2022년에는 6%로 3배가 늘었다. 뉴스에 관심없는 층도 5년 사이 한국은 6%에서 13%, 세계적으로는 5%에서 12%로 늘었다. 그만큼 뉴스는 갈수록 안본다는 것이다.


미래의 고객인 10~20대는 어떨까? 매일 아침마다 현관문 앞에 배달되는 신문지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보던 40대 이상은 그나마 뉴스를 찾아서라도 포탈이나 SNS를 통해서 본다. 하지만, 10~20대는 뉴스를 그렇게 눈에 띄고 발에 밟혀서 보질 않은데다가 그들의 24시간에는 볼 것들이 너무 많다. 유투브에 틱톡, 인스타그램 그리고 게임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으로 하루 종일 쳐다봐야 하는 것들이 가득이다. 뉴스 따위가 그들의 시간을 비집고 들어가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트위터나 SNS의 단문과 숏폼 비디오인 틱톡, 유튜브의 쇼츠,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보는데 익숙한 그들에게 뉴스처럼 1page가 훌쩍 넘는 장문은 읽기가 불편하다. 애초에 뉴스와 태생적으로 안맞는 그들의 시간을 점유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나 멜론, 유투브 프리미엄과 윌라는 구독해도 온라인 신문을 구독할리는 만무한 것이다. 온라인에서조차 이럴지언대 신문지로 뉴스를 소비하는 구독자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뉴스의 매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온라인 뉴스, 뉴스의 디지털화 그리고 뉴스를 보다 많은 잠재 고객에게 전파하려는 디지털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렇게 뉴욕타임즈가 선봉에 서서 디지털화를 부르짖고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1990년대말부터 웹사이트를 출시하며 뉴스 디지털화에 노력한 뉴욕타임즈는 웹을 통한 디지털 구독자수는 꾸준히 늘어나며 2012년까지 꾸준하게 증가해 60만명까지 성장했다. 무엇보다 2011년 10만명에서 6배까지 성장한 것인데다 약 35만부 가량의 종이신문 발행부수에 비하면 큰 성과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구독수가 오랜 기간 하락하면서 뉴욕타임즈의 주된 매출원인 광고수익이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온라인 구독자수는 암울한 신문사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 게다가 그렇게 성장한 2012년까지의 온라인 구독자 60만명은 2013년부터 성장율에 급격히 줄어들며 침체기를 맞는다. 그래서, 뉴욕타임즈는 디지털 체질 개선에 나서며 뉴스 온리가 아닌 요리, IT 기기 등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 분야를 넓혔다. 또한, 종이 신문 기반의 디지털화가 아닌 디지털 포맷 중심의 뉴스 제작으로 제작 혁신을 꾀한다. 그런 노력은 구독자수 증가 추세로 이어져 디지털 구독자수는 무려 900만명을 훌쩍 넘는다. 이제 디지털 구독 매출은 광고보다 종이 신문 구독보다 월등히 높다.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광고 매출은 1400억원, 종이 신문 구독은 1830억원인데 디지털 구독 매출은 무려 3400억원이다. 그렇게 뉴욕타임즈는 디지털 대전환에 성공의 역사를 쓰고 있다.


그렇게 디지털 뉴스 서비스로의 대전환에 동참한 곳이 워싱턴포스트이다. 2025년까지 5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2021년초 300만명에 육박했던 구독자수는 2020년 연말 되려 250만명으로 뒷걸음질 쳤다. 제프베조스의 인수 이후 디지털 혁신을 부르짖었던 워싱턴포스트는 왜 뉴욕타임즈와 다른 길을 가게 된걸까? 사실 워싱턴포스트는 크게 도약한 것은 트럼프 재임 시절로 트럼프 범브라고 불릴만큼 정치 뉴스 소비가 최고치에 달하면서 수혜를 받았다. 이 즈음 뉴욕타임즈 역시 그 덕을 톡톡히 보며 유료 구독자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2021년부터 구독자수가 줄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 뉴욕타임즈는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의 확장과 관련 콘텐츠 기업의 인수를 토대로 성장한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내부 리더십의 부재와 조직의 알력, 관련 콘텐츠 기업이나 언론사 인수의 실패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잘 나가는 뉴욕타임즈의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뉴스 자체의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뉴스 구독자수가 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구독자들이 무엇을 보는지를 들여다보면 뉴스가 아닌 게임이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음식 등의 전문 영역의 콘텐츠 소비로 인한 것들이다. 실제 뉴욕타임즈의 2023년 7월에 발표한 IR 자료에 따르면 뉴욕타임즈에서 디지털 타임 온리 구독자수는 2022년 분기별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22년 2분기 421만에서 2023년 2분기는 332만으로 무려 21%가 줄었다. 이 추이는 계속 하락 추세이다.

출처 : NYT IR pdf https://nyti.ms/44jJHCm

그렇게 뉴스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시대의 뉴스는 위기에 빠졌다. 언론사의 디지털화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뉴스 본연의 소비를 어떻게 늘려야 할지에 대한 본원적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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