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Process/Infra→Product/BM 적용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부터 여러 문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었지만,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하다가 2016년 세계 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가 제4차 산업혁명을 거론하면서 디지털 기술 기반의 경제, 산업, 사회 전반의 혁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와 관련된 주제로 연구를 시작한 것도 2017년부터로 초기에는 주로 빅테크 기업의 디지털 기술 기반 혁신 사례를 조사하며 어떤 기술을 활용해 무슨 사업 혁신을 꾀하는지, 그 과정에서 고객의 가치는 어떻게 나아지는지를 진단했다. 하지만, 이런 IT 기업들의 DT는 전통산업 영역에서 오래도록 사업을 영위해온 전통기업 입장에서는 타산지석이 되질 않았다. IT 기업의 문화와 기술 역량 그리고 인터넷 비즈니스의 사업적 특성이 전통기업, 전통산업 영역과 큰 차이가 있어 별다른 시사점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IT 기업들의 비즈니스 도메인이 점차 전통산업 영역으로 확대되면서(xTech) 전통기업의 DT는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었고, 2018년부터는 전통기업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해야만 하는 당면 과제화되었다. 실제 국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2019년에 부상하기 시작해 2020년 피크를 친 이후 2023년 접어들며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는 'Digital Transformation'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매년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그렇게 지난 6년을 돌이켜 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이전과 이후(팬데믹으로 인한 2년 그리고 2023년 1년)으로 시기를 구분해볼 수 있다. 초기 3년은 전통기업 대부분이 DT의 목적과 당위성, 필요성을 인식 후, Cloud로의 전환과 Data 기반의 사업 시스템 구축, 공장이나 마케팅 등 제한된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DT를 실천했을 것이다. 거기에 이후 3년은 일하는 문화에 디지털 워크 시스템 적용과 DDDM(Data Driven Decision Management) 구축을 팬데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고 앤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다시 과거로 회귀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전통기업에서 DT를 적용한 영역은 Process의 효율화나 제조/마케팅/정보시스템(ERP, CRM, SCM 등) 즉 Infra의 디지털화(주로 클라우드 기반의 Data 분석 고도화)와 일하는 문화(Culture)의 혁신일 것이다. 실제 Product 혁신까지 이어져 제품 자체가 바뀌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변환되거나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런만큼 전통기업의 DT 전략은 크게 6가지에 대한 것을 중심으로 정리되어 추진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 Why : 비즈니스 문제 정의를 통한 DT 추진 목적의 명시화
• How : 기술과 Infrastructure를 통해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 Where :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Cloud, DDDM, AI 등을 통한 제조/생산/판매/마케팅 영역별 혁신
• What : DT 추진 목표/방향성 정립(전략)
• Who : 디지털 리더십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통한 실행 체계
• Culture : 조직간 Silo 극복과 DT와 사업 현장 부서간 간극의 최소화
이렇게 지난 6년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전통기업의 DT에 대한 평가는...
특정 영역에서의 제한된 DT 성과 창출은 있었지만, 그런 DT가 회사 전방위로 확대되거나 BM혁신으로 이어져 매출의 드라마틱한 성장이나 큰 폭의 영업이익의 진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DT로 투자는 엄청했지만 ROI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해서 이걸 계속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5년 전에는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를 통해 왜(Why)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알았고
→ 코로나19 즈음부터는 일부 영역에서의 DT 구현을 통해 어떻게(How)하면 되는지를 파악했다면,
→ 2023년부터는 그래서 무엇을 계속해야 할지(So What)에 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것을 계속 해야 하는지, 중단해야 하는지 모호한 처지일 것이다. ROI를 따져보면 손해가 확실한데 이것을 계속 투자하는 것이 맞을지, 일부 영역에 국한된 DT를 확대하는 것이 나을지, 실패를 선언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DT 영역을 새롭게 찾아야 할지..
게다가, 성공적인 DT 추진 사례로 손꼽았던 GE의 Predix, Zymergen의 R&D DT, Monsanto의 스마트 파밍 그리고 포드의 모빌리티 전환은 지금 재평가해야 할만큼 성적이 좋질 않다.
즉, 이제 DT를 다시 봐야 할 때다.
지난 DT 성과가 어떤 영역(Process - infra - culture - Product)에서 얼마를 투자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는지.. 그 적용 범위가 제한된 부서/Business process/업무 분야인지 전면인지 등을 진단해야 한다.
그 결과 기반으로 DT를 다르게 피봇팅해야 할지, 중단해야 할지, 더 크게 확대해야 할지, 실제 Product나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활용해야 할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냥 해오던 것이니 그냥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그렇게 관행대로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려면, 지금 우리 기업의 DT 상황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ROI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후, 새롭게 조망받는 신기술이나 AI/Big Data/Cloud 등의 기반 기술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를 다시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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