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엔비디아를 향한 움직임
2023년 화려하게 데뷔한 ChatGPT로 인해 AI는 2010년대의 스마트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생성형 AI를 가능하게 한 LLM(Large Language Model)이 ChatGPT 외에도 구글 검색에, 포토샵 등 기존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갤럭시S24나 차세대 아이폰에 적용되면서 그저 뜬구름 잡는 기술이 아닌 보편 기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과정에 골드러시 시대에 청바지 팔아 돈 번 것처럼 그런 청바지 사업을 하는 곳으로 nVidia가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LLM이 필요하고, 이 LLM을 개발하고 가동하는 과정에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한다. 그 파워의 근원이 바로 GPU라는 칩셋이고 이 GPU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 nVidia이다. nVidia가 만드는 GPU가 워낙 고성능인데다가 표준으로 사용할만큼 보편적이다보니 없어서 못팔 정도다. 그 GPU는 빠르게 작동되는만큼 빠른 메모리가 필요하며 그것을 SK하이닉스가 HBM이라는 모델로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대만의 TSMC가 GPU와 HBM을 패키징하여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낸다. TSMC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으로, 첨단 CoWoS 기술을 통해 nVidia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제품을 결합하고, 이를 통해 AI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게 이 3곳의 기업이 nVidia를 중심으로 동맹을 맺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가 이들의 협력에 맞서기 위해 차세대 HMB 기술 개발과 패키징 생산을 가속화하며 동맹을 깨뜨리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 TSMC의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어 공급망 복잡성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어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기술과 HBM4를 필두로 한 고성능 메모리 개발에 주력 중이다.
또, 타도 nVidia를 외치면서 반엔디비아 연합군이 결성되어 이들의 독주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인텔, AMD,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IT 기업들이 뭉치고 있다. 이들은 AI칩을 연결하는 기술 표준을 마련해 탈 엔비디아를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울트라 가속기 링크(Ultra Accelerator Link (UALink))라는 표준을 마련해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UA링크 프로모터 그룹을 구성해 엔비디아보다 빠르고 저렴한 AI 칩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텔은 파운드리(칩 생산) 역할을 AMD와 브로드컴은 팹리스(칩 설계)를 담당하며, 그 외의 기업들은 AI 작동 과정에 필요로 하는 솔루션과 인프라, 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한다. 특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표적인 클라우드 사업자이며 메타와 함께 이런 LLM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주력 기업이다보니 이렇게 개발한 AI 칩셋을 구입하고 사용하며, AI 데이터센터에 이용할 수 있기에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을 지속하며 강력한 생태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객 지원과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엔비디아 중심으로 독점 형성되어 가는 AI 반도체 시장에 반엔비디아 연합군의 등장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개방형 표준이 마련되어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전반적인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ChatGPT로 시작된 AI 산업에 최대 수혜주는 AI 반도체 칩셋이다. 그 칩셋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과정에 이들 시장에 이 모든 것의 시작을 만들어낸 OpenAI의 움직임, 과거 칩셋 시장 최고의 강자인 퀄컴 그리고 클라우드 시장의 1위인 아마존, 스마트폰 시장을 열고 최근 OpenAI와의 전략적 제휴 기반으로 AI론 시장을 만들어낸 애플과 최초의 AI폰을 출시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이면서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