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를 맞은 AI, 이제는 생태계

더 싸고 강력해진, GPT 5.1 vs Gemini 3.0

by OOJOO

더 싸고 강력해진 GPT 5.1과 Gemini 3.0의 등장은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성능에서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AI 모델은 세대가 바뀔 때마다 눈에 띄는 추론 능력 향상을 이루어 왔지만, 이제 GPT 5.1과 Gemini 3.0의 비교는 더 이상 ‘누가 더 똑똑한가’의 문제가 아니다. 두 모델 모두 특정 벤치마크 기준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실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상향 평준화된 수준의 지능을 갖추었다. 마치 90년대 후반 PC 구매 때 CPU 클럭 속도와 메모리 용량을 따지던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그런 스펙을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은 변화를 AI가 겪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능의 절대값이 아니라 이 AI가 어디에서 어떻게 나를 도와주고,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방식으로 내 워크플로와 연결되는가 하는 생태계적 차원이다. AI는 더 이상 단품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 전반을 매개하는 운영체제적 존재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 지점에서 OpenAI와 Google은 매우 다른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미나이는 밖으로, ChatGPT는 안으로의 AI 생태계 전략을 추진 중이다.


Google은 자사가 이미 보유한 거대한 레거시 생태계를 기반으로 AI를 사용자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검색과 지메일, 캘린더, 유튜브, 구글 문서, 슬라이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크롬 브라우저까지 이어지는 초거대 플랫폼에 Gemini 3.0이 직조되듯 통합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는 구글 슬라이드 안에서 이미지를 만들고 다이어그램을 삽입하며 구글 독스에서 자료 요약과 문장 생선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크롬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열람하는 모든 페이지의 맥락을 학습해 적절한 제안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사용자가 AI를 찾아가지 않아도, 이미 모든 곳에서 AI가 기다리고 있는’ 전략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에서는 Gemini Nano와 같은 경량 LMM이 온디바이스로 동작하고, 크롬은 브라우저 자체가 일종의 AI 에이전트가 되어 웹 활동의 의미를 해석해 준다. 이러한 확산 기반의 전략은 구글이 OS와 브라우저,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기술적으로는 멀티모달 대규모 컨텍스트 처리 능력을 기반으로 사용자 흐름 전체를 AI가 점유해 나가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결국 Gemini 3.0의 진짜 힘은 모델의 스펙이나 벤치마크 수치보다 구글 생태계 안에서 흘러가는 방식 그 자체에 있다. 즉, 제미나이는 구글의 모든 서비스 속으로 스며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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