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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Dec 26. 2019

플랫폼 비즈니스의 이해

양면시장과 고객접점의 중요성

인터넷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산업 영역과는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애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들을 보면 공통점이 대부분이 공짜라는 점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유투브, 티맵 등 대부분이 무료입니다. 네이버는 신문, 카카오는 SMS, 유투브는 IPTV, 티맵은 내비게이션으로 비교하자면 기존 서비스들은 유료로 제공되던 것들이 일반적입니다. 인터넷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기존의 밸류체인을 와해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며 돈을 다른 방식으로 법니다. 이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알아야 디지털 비즈니스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플랫폼 비즈니스의 진화

플랫폼은 양쪽을 연결해서 가치를 교환하게 해주는 양면 시장의 특성을 가집니다. 전통적인 매체인 TV, 라디오, 신문, 잡지의 경우에는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을 미디어 사업자가 주체가 되어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단면 시장의 특징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유투브, 팟캐스트, 블로그 등은 콘텐츠의 생산 주체와 이들 인터넷 미디어 플랫폼의 운영 주체가 다릅니다. 즉, 플랫폼 사업자는 생산자와 독자가 좀 더 편리하게 콘텐츠를 거래하면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는데 집중합니다. 일례로, 유투브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은 유투브를 통해 동영상 제작자와 영상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좀 더 빠르고 고화질의 영상을 PC,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이메일,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 채널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자막과 번역, 투표, 댓글 등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양쪽 사용자간의 가치 교환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데 집중합니다. 기존 단면 시장의 사업자와 다른 비전과 전략으로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합니다. 유투브 외에 카카오톡, 밴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프리카TV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이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PC 기반의 웹,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이 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기존의 전통 굴뚝 사업자와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전략을 가지고 고도 성장 중에 있습니다. 애플(1위-851억달러)의 앱스토어와 아이튠즈, 구글(2위-718억달러)의 플레이스토어와 유투브, 아마존(4위-700억달러), 페이스북(8위-464억달러)이 기업 가치 기준으로 글로벌 TOP 10에 10년 동안 급성장한 대표적인 기업들입니다.


이제 플랫폼을 지배하기 위한 경쟁은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IT 기업들만 대상이 아니라 제조업, 통신업, 유통업, 미디어업, 광고업, 금융업 등 굴뚝산업의 기존 기업들도 벗어날 수 없게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이후 사물 인터넷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플랫폼 시장의 구도도 크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플랫폼의 구성은 C-P-N-D(Contents-Platform-Network-Device)로 구성되어왔습니다. 일례를 들어, ‘포탈-웹-초고속 인터넷-컴퓨터’, ‘앱-플레이 스토어-4G LTE-스마트폰’과 같이 콘텐츠를 담은 서비스(웹브라우저, 모바일 앱)와 이를 중계하는 웹/앱 플랫폼 그리고 네트워크 통신망, 하드웨어 디바이스로 구성된 것이 기존의 플랫폼의 기본적인 구성도입니다.


그런데, 보다 많은 하드웨어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고, 이들 사물들이 기존보다 더욱 많은 데이터들을 만들어내고, 이들 데이터가 딥러닝, 머신러닝이라는 기술과 만나면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플랫폼의 복잡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즉, 디바이스에 소프트웨어가 밀결합되어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새로운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센서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는 스마트폰의 공기청정기 앱이나 웹 홈페이지 등의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집안의 공기 오염도와 기기의 가동 상태 등을 체크하며 각 집안 특성에 따라 다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 기반으로 보다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서비스는 그 동안 쌓였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인공지능에 의해 꾸준하게 더 좋아집니다. 물론 이렇게 쌓인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다른 기기에 쌓인 데이터와 크로스 분석이 되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가치는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기업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와 결합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는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기존 제조업, IT 서비스 기업 그리고 통신사 더 나아가 스타트업간에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C-P-N-D에 빚대어, 저는 D-P-S-D(Data - Platform - SW - Device)라고 정의해봅니다.


더 나아가, 플랫폼의 구성은 위의 2가지 형태를 넘어 보다 복잡한 형태로 다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디바이스를 넘나 들면서 콘텐츠를 중계하는 서비스 채널에 의해 서비스 플랫폼의 존재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유투브와 함께 대적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넷플릭스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PC, 태블릿, TV, 스마트폰을 넘나 들며 콘텐츠를 중계하고 있습니다.


TED의 경우에는 유투브를 통해, 독자적인 홈페이지를 통해, 아마존의 에코쇼와 같은 새로운 AI 스피커 등을 통해서 교육 동영상을 중계하는 서비스 중심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을 해가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MBC 방송을 TV의 11번 채널이 아닌 유투브, 벽에 부착된 디스플레이, 화장실의 거울, VR과 AR 안경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호출해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서비스를 부르면 바로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디바이스를 벗어난 서비스 플랫폼의 시대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미디어 사업자와 콘텐츠를 생산하는 제작사 더 나아가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들간에 이 영역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AI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의 부상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시작은 스피커였지만, Voice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자동차, TV, 가전기기 등의 다양한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AI는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의 존재마저도 잊게 만들 위력있는 플랫폼이 되어갈 것입니다. 어디서든 “xxx”를 부르면 원하는 콘텐츠, 서비스를 호출할 수 있기에 눈 앞에, 손 안에 그 어떤 디바이스가 있을 필요가 없고, 소프트웨어를 설치조차 할 필요가 없게 만듭니다.


이처럼 새로운 ICT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플랫폼의 경쟁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이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갈 것입니다.



▣ D2C, 고객 접점의 중요성과 플랫폼 전략

그런데 그같은 경쟁이 ICT를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디어 시장은 그렇게 플랫폼 경쟁구도에 휘말려 위기를 겪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유통과 금융 시장에도 그 여파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와 비교해서 신문 판매부수가 줄고, 방송 시청률이 줄고, 마트와 시장의 수가 줄고, 은행 지점이 줄고 있습니다.


고객과 만나는 접점, 창구 즉 채널이 줄어들면서 이들 기업은 위기에 빠졌죠. 왜 신문사, 방송사, 유통사, 은행의 영향력이 이전만 하지 못합니다. 이들의 자리는 누가 대체한 것일까요? 이들을 대체한 것은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ICT 플랫폼 기업과 유투브와 SNS에서 활동하는 영향력을 갖춘 개인들 그리고 독자적인 고객 채널을 만들어 중간 미들맨들을 거치지 않고 고객과 만날 수 있게 된 제조업체와 작은 유통업체들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위챗에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 마케팅까지 하는 1인 기업들이 개미처럼 많습니다. 한 인플루언서는 본인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화장품, 배게, 원피스, 신발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소개합니다. 심지어 전용 쇼핑몰을 만들어 이들 상품을 스토리로 묶어 마케팅하고 공동구매, 한정판매 이벤트를 통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해당 제품의 공장에 직접 가보기도 하고, 해외 기업의 제조업체 사장을 만나기까지 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회사, 총판이 하지 못하는 재미와 볼거리를 제시합니다. 그렇다보니 팔로워, 추종자가 모이고 사진 하나와 동영상 한 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기꺼이 주머니를 엽니다.


D2C는 Direct to Consumer라는 뜻으로 소비자와 직접 만나서 거래한다라는 의미입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거대 브랜드는 고객과 만나는 창구를 통제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왔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시장을 지배하던 방식과 전략적 이점이 먹혀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경쟁 구도가 기존과 전혀 달라 회사의 역량과 전략의 전면 수정을 필요로 합니다. 그럼에도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니 위기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더 방대한 채널들로 혼재되어 있습니다. 직접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채널을 웹이든, 앱이든 독자적으로 만들어서 운영할 수 있고, 혹은 페이스북이든, 카카오톡이든 다른 채널에 입점하거나 제휴를 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해오던 기업은 온라인 채널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언제, 어떤 채널을 어떻게 구축해서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지 못합니다. 독자적으로 구축한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갈 것인지 파트너십 기반으로 주력 채널을 선정해서 운영할 것인지, 모든 채널에 다 대응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략적 포지셔닝을 수립하지 못합니다. 또한, 그렇게 채널 대응을 한다하더라도 채널의 개발과 운영 그리고 급변하는 IT 시장에 따라 신규 채널의 개설과 기존 채널의 관리 등에 대한 종합적 대응안을 체계적으로 찾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거대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확보하고 있던 기존 기업들이 온라인 채널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이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미 20년 전 웹의 등장과 함께 예고되었던 일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못한 이유는 무얼까요. 오랜 기간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해오다 보니 온라인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이와 관련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온라인 채널을 어떻게 개발하고 다른 채널과 플랫폼과의 제휴 전략과 오프라인과의 연계 기획 등을 제때 정확하게 정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온라인의 변화는 오프라인보다 상상할 수 없을만큼 빠릅니다. 그런 변화의 속도를 제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오프라인의 속도로 대응을 하니 위기가 턱 밑까지 온 것입니다.


반면, 온라인 비즈니스와 디지털 기술에 능숙한 IT 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개인들은 변화의 파도를 타는 것을 넘어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수 많은 숨은 경쟁자들의 전략을 이해하고 대응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 전통 오프라인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과 직접적으로 만나기 위해 기술을 이해하고 디지털을 활용하려는 전통기업들도 있습니다. 제조 역량과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이 온라인 채널에 투자를 하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기존과 다른 사업 전략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온라인 기업의 공세를 뒤쫒지 않고 기존의 밸류체인을 스스로 재정의하면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혁신하려는 노력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렇게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이죠.


고객과 접점을 잃어버리면 고객과 만날 수 없습니다. 고객과 관계 형성을 할 수 있는 채널이 없으면 그런 접점을 가진 유통망에 종속당하게 됩니다. 온라인으로 고객 접점을 갖춘 새 유통 채널은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사업을 고도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더욱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 고객 중심 경영을 하게 되고, 이는 곧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ICT 플랫폼이며 이를 통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가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징입니다. 우리 산업에서 이렇게 새로 등장하는 고객과 접점을 밀착해가는 새로운 플랫폼은 누구이고, 그들과 어떤 경쟁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정리하는 것이 플랫폼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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