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잘 써먹기 위한 HRDer
교육 기획자의 역할은 기업에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트레이너였다면, AI 시대에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 트레이너는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직무별, 직위별로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제공해서 역량을 강화시키는데 반해, 코치는 각 개인별 특성에 맞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개별 교육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한다. 앞으로 HRDer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AI를 활용해 구성원들에게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AI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하기에 기술을 이해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 기업교육을 혁신해야 하는 HRDer의 역량
교육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70:20:10 모델은 학습 효과에 대한 것으로 학습의 70%는 업무 경험을 통해, 20%는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10%는 교육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개념이다. 한마디로 형식적 교육보다는 무형식 학습의 증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업에서의 교육 투자는 대부분 10%의 정형화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집중되고 있다. 결국 일과 학습은 결합되어야 한다. 대량생산을 이끈 산업혁명 이후 표준화된 인력 공급을 빠르고 규모있게 하기 위해서 Training 방식의 교육이 효과적이었고, 이는 일과 학습을 분리시킨 원인이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배워야 할 콘텐츠의 양이 늘었고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되면서 업무 현장 속에서 일하면서 배워야 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장 속에서 어떻게 교육을 수시로 받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을지, 다양한 콘텐츠를 어떻게 적시에 right person에게 제시하고, 평가를 통해 점검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 시스템의 설계가 중요하다. 이 시스템에 당연히 IT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특히 다양한 콘텐츠와 교육 관련 Data를 클라우드에 쌓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교육의 AI를 고도화할 것인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디자인을 HRDer가 해야 한다.
달라진 AI 교육 환경에서는 교육 기획자 중심이 아닌 학습자 중심의 자기 주도 학습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업무 속에서 늘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HRD 시스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주어지는 온오프리인 교육 콘텐츠와 강사가 바뀌어야 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 전반에 대한 시스템의 개선도 요구된다. 이러한 HRD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애자일 교수설계 모델과 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법, 디지털 리더십과 LXD라는 학습경험 설계 프로세스 등이 필요하다. 이중 학습과 업무 성과 관련 데이터를 쌓아서 이를 활용해 학습자에게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모델은 필수적이다. 이같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 HRDer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HRDer가 가장 많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대상은 외부 강사나 전문가가 아닌 현장의 구성원들이 되어야 한다. 현장 속 구성원들이 강사가 되기도 하고 교육생이 되어 현장에서 평소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술을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기술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더 나은 우리만의 기업 교육 AI를 만들기 위한 Data이다. HRDer는 데이터 기술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가지고 어떤 데이터를, 어디서 어떻게 측정해서 축적하고 이를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 관련한 기술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이렇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교육 시스템을 디자인해 실제 구성원들이 교육 경험을 어떻게 달라지게 느끼고 있는지, 무엇을 개선했으면 하는지를 수시로 측정하고 파악해서 더 나은 시스템을 디자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AI가 가질 수 없는 HRDer의 태도
AI의 제안은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고 상상조차 못했던 가능성을 제공하는 또 하나의 기회일 뿐이다. 그것을 정답으로 알고 생각의 진화를 멈춰서는 안된다. 인류 문명은 정반합의 과정을 통해 발전되어왔고, AI도 그런 진화 과정의 산물일 뿐 그 자체가 답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때 경종을 울리고 AI의 알고리즘에 변화를 주거나, 구성원들에게 주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교육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이고, 이때 HRDer의 역할은 빛을 발휘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HRDer는 AI가 할 수 없는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Data로 수집하기 어려운 구성원들의 정성적 반응과 분위기 그리고 대내외의 환경 변화 및 경영진의 사업 비전과 기업의 전략적 방향 등에 대한 촉각을 기울이며 AI가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입체적, 종합적 사고를 하면서 교육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의 구성과 콘텐츠의 추천 등 전반적인 운영 업무는 AI를 활용해 시간을 줄이고, AI가 할 수 없는 것들과 교육 시스템 전반의 디자인에 신경써야 하는 것이 HRDer의 달라진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