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시장에 부는 AI의 바람
산업혁명의 시대 발견한 증기기관으로 비롯된 것처럼 21세기의 4차 산업혁명은 AI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즉, AI는 여러 산업과 영역에서 비효율을 제거하고 새로운 혁신의 마중물이며, 특히 교육 시장에서 교육 경험을 진화시키는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에 AI가 어떤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기업의 구성원 역량을 강화하는데 어떻게 AI를 사용할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 내게 맞는 교육 서비스의 추천
세상에 정보는 많다. 지식 콘텐츠 역시 유투브와 검색을 통해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지식을 탐색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실제 역량 개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콘텐츠인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개개인마다 역량과 경험이 다르고 학습의 수준이 다르며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제공받는 것이 쉽지 않다. 한마디로 맞춤형 교육이 최고의 학습 방법인데, 개별 학습자별로 역량 진단을 하고 학습 과정 중 성과 측정을 하면서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
산타토익은 토익 교육에 AI를 도입해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 교육은 교육생의 영어 학습 수준을 초중고급 정도, 조금 더 나눈다 하더라도 10여단계 이내로 구분해서 각 수준별 교육을 제공한다. 1000여명의 학습자들에게 10여 종류로 구분된 수준별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1000명의 실력이 다르고 배움의 속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1000개 종류의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가능해진다. 학습생들의 수준을 매단계별로 측정해 그에 맞는 문제와 학습을 제시하면서 정형화되지 않은 맞춤형 교육을 지원해줄 수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학습하는 과정을 data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분석을 해서 학생별 최적의 학습 방식을 제시해준다. 물론 이 AI는 지속적으로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고도화되며 더 나은 추천 로직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발전하게 된다. 이를 위해 산타토익은 인공지능 튜터 솔루션 기업 뤼이드의 도움을 받아 시스템을 구축했다.
(산타토익의 AI를 활용한 문제 추천 은행)
국내 대표적인 기업교육 서비스 업체인 휴넷도 글로벌 학습 데이터 표준인 xAPI를 활용해 개인의 역량과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이를 학습과 성과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역량 강화를 위한 학습 추천으로도 활용하는 LABS라는 AI를 기반으로 한 기업교육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AI 기반의 교육 서비스에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대상의 수학, 독해 및 기타 과목을 서비스하는 뉴턴(Knewton)이다. 이 스타트업은 학생이 모르는 것과 잘하는 것 그리고 얼마나 모르고 잘하는지 등의 특성을 파악해서 맞춤형 학습계획을 수립해준다. 이때, 뉴턴은 학생의 학습 패턴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AI를 통해 학습 코스를 설계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습 도중 흥미를 잃거나 싫증을 낼 것을 예측해서 음악이나 애니메이션 영화와 같은 릴렉스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도 제공한다. 뉴튼의 강점은 1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교사의 데이터도 수집함으로써 교사의 능력과 교수 학습법에 대한 가이드까지 제공하면서 교육 플랫폼을 더욱 완성도있게 진화시켜가고 있다. 뉴턴의 성공적인 AI 운영은 D2L, 드림박스 러닝(Dream Box Learning) 등의 에듀테크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드림박스 러닝은 넷플릭스 대표가 투자한 회사이기도 한데 수학 문제를 재미있는 게임처럼 풀면서 코인을 획득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AI가 학생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출제하면서 학습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학생의 수준에 맞는 수학문제를 AI가 제공하는 드림박스 러닝)
이렇게 AI가 교육 현장에 사용되는 것은 주로 교육 콘텐츠의 추천과 코스 설계 등이지만 향후에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성과와 평가를 측정하는 문제 은행을 만드는데 활용될 가능성도 커져 갈 것이다. 특히 숫자와 언어 그리고 논리와 사실에 대한 인지를 평가하는 용도로서는 AI가 사람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도 끝도 없이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평가와 측정에 도입되는 AI의 강점은 기존과 달리 각 개인의 역량 수준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마다 모두 다른 문제 제시를 통해 정교한 측정이 가능해지고, 각 평과 결과에 맞는 교육 서비스의 추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 AI를 위해 필수적인 학습 데이터
이처럼 AI를 통한 교육 서비스가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다. 교육생에 대한 다양한 교육 관련 데이터가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평가와 적절한 콘텐츠 추천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 즉, 교육에 AI를 접목해 새로운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기업들은 다양한 데이터들을 수집해 이를 학습 설계와 교육 콘텐츠 추천에 활용한다. 이렇게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교육 콘텐츠를 즉시, 수시로 제공받고 쉽게 탐색, 추천받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학습자가 기업 내부 그리고 외부에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보았으며, 그것이 업무 성과나 교육 효과에 어떤 영향을 주 었는지가 기록되어야 이 데이터가 분석되어 이 학습자는 물론 다른 학습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교육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 이렇게 교육과 업무 관련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록 시스템을 가리켜 LRS(Learning Record System)라고 하며, 이렇게 기록된 데이터를 HRD 시스템에서 활용하기 위해 상호 데이터를 주고 받는 표준 규격을 xAPI라고 한다.
(HRD를 위한 AI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 구조도)
xAPI를 이용하면 직원이 사내외에서 어떤 교육을 이수했고 무슨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LRS에 수집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서 교육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역량에 개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교육을 추천할 수 있다. 또한, 업무 성과에 대한 정보와 결합해서 교육이 업무 성과와 연계되어 실질적인 역량 강화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늘 함께하는 평생교육의 동반자
학습을 통한 성장은 3가지의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이루어진다. 회사 생활을 보면 입사 초기 주로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fact 자료들을 찾고 모으는 일을 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이렇게 취합한 자료를 분류하고 정돈해서 데이터로 구성하는 일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업무 경험이 쌓이며 지식이 축적되어 간다. 도서관에 근무하는 경력이 쌓인 사서는 매일 입고되는 책을 보고 이 책을 어떤 영역에 분류해서 꽂아야 하는지 책만 보고도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처음 사서 업무를 하게 되면 분류표에 대한 숙지가 안되어 있고 책 제목이나 소개서만 보고는 어떤 영역에 책을 분류할지 허둥되게 된다. 이렇게 책은 fact, 분류표는 data로 비교할 수 있다.
(직장에서의 역량 진화도)
이렇게 fact와 data를 정리를 한 이후에 이를 분석해 정보로 추출하게 된다. 똑같은 자료를 분석하더라도 각 기업마다, 개인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다른 정보로 수용한다. 그것은 각 기업의 처한 환경과 사업 비전과 전략, 시장, 고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진의 역량에 따라 같은 내용을 보고도 다른 정보로 이해한다.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으려면 제대로 된 정보로 변환할 수 있는 분석력, 예측력이 필요하다. 회사의 주요 직책자들의 역량은 fact와 data를 보고 정보로 분석할 수 있는 지혜의 수준으로 결정된다. 이같은 3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식이 지혜로 숙성되고, 이같은 지혜를 기반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예측하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이 갖춰지면서 인사이트가 길러지게 된다. 그런 인사이트를 제대로 쌓아야 경영진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좀 더 빠르고 깊게 반복하며 학습을 하게 되면 역량 강화를 보다 단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습은 사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며, 교육이라는 방식이 아닌 업무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런 지식은 암묵지이기 때문에 정형화된 교육의 형태로 학습을 쉽게 해주기 어렵다. 회사 내부의 다양한 암묵지들이 데이터로 쌓여서 구성원 전체에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만 기업 전체의 역량이 올라갈 수 있다. 특히 AI가 기업 교육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교육 관련 데이터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의 이같은 암묵지와 이런 지식들이 업무 역량을 향상하는데 어떻게 도움을 주고 전파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보다 똑똑한 AI 교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기업 내부의 각종 업무 자료와 의사결정 과정 상에 쌓이는 회의록, 각종 보고자료와 논의사항 등이 축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즉, 각종 업무 협업툴과 문서들을 저장, 공유, 편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오프라인 상에서 단절적으로 이루어지던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디지털라이징해야 한다.
(협업툴들의 종류)
이렇게 평소에 업무 관련 데이터들이 축적되어야 교육에 활용되는 AI와 접목해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 기업교육은 현장 중심으로 업무와 함께 상시화되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용 AI가 사업 현장에 밀결합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업무 관련한 정보와 자료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되어야 한다. 특히, 암묵지의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기록되어 추후 공유되고 검색되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어야 기업 현장 중심의 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