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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Nov 15. 2019

오픈 플랫폼을 추구해야 할 하드웨어

다양한 소스를 수용해야 하는 디스플레이

스타벅스에 가면 수 많은 디스플레이가 있다. 우선 모든 개인의 손에는 4인치 화면이 쥐어져있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10인치 넘는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보고 있으며, 천정 곳곳에는 메뉴와 홍보를 하는 디스플레이들이 넘쳐난다. 우리가 하루에 보는 디스플레이만 따져봐도 얼핏 10개가 훨씬 넘는다.


스마트폰, 태블릿이 등장한 이후 우리 책상에는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2010년 이전만해도 컴퓨터에 연결한 17인치 모니터나 13인치 노트북 하나가 있었을 뿐이지만 이제는 19인치 모니터 앞에 4인치 스마트폰과 그 옆에는 10인치 아이패드가 놓여져있다. 6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무려 4개나 되는 디스플레이가 있게 된다.


이들 디스플레이는 각자 다른 운영체제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동작된다. 그렇다보니 디스플레이가 물흐르듯이 연결되지 않고 단절되어 자연스럽지 못한 제약을 가지고 있다. 즉, 맥을 사용하다가 아이패드를 이용하고, 구글의 네스트 허브를 이용하다가 맥북을 이용할 때 각각의 디스플레이는 서로 연동되지 않는다. 아이패드로 보고 있던 게임을 구글 네스트 허브로 볼 수 없고, 노트북에서 보던 영상을 맥북에서 바로 이어지듯이 볼 수 없다. 내 앞에 놓인 디스플레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소스를 통해 출력이 되고 있어 서로 연결된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컴퓨터를 조작하던 마우스와 키보드로 아이패드나 맥북을 이용할 수 없다.

이들 디스플레이가 서로 따로 놀지 않고 상호 연계되어 동작된다면 얼마나 편할까.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어떤 디스플레이에서든 바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맥북에서 브라우저에서 보던 유투브 영상을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쇼의 디스플레이로 보내서 보고, 컴퓨터 모니터로 확인하던 PDF 문서를 아이패드에서 보고, 스마트폰에서 열어둔 웹페이지를 노트북에서 바로 볼 수 있으면 편리할 것이다. 


이미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해 스마트폰 화면을 미러링하면 그런 편리함을 얻을 수 있다. 차량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자동차에서 제공되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기능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지를 꽁꽁 묶어 놓고 놀라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미러링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내비앱을 차량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로 옮겨서 볼 수 있으며, 유투브와 멜론, 플로 등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작은 스마트폰이 아닌 커다란 차량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마치 모니터 2대를 하나의 컴퓨터에 연결한 것처럼 차량 디스플레이에 티맵을 띄워두고 스마트폰에서는 캘린더앱으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조합이 아닌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TV 등을 상호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은 사이드카, 구글은 크롬캐스트, 삼성은 스마트뷰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능을 이용하면 다른 기기의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소스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보던 유투브 영상을 커다란 TV 모니터로 보낼 수 있고, 냉장고의 디스플레이에 TV에서 출력되는 영상을 불러들여 볼 수 있다. 맥에서 아이패드를 연결해서 아이패드 화면을 맥의 모니터처럼 확장해서 2개의 모니터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윈도우에서 제공되던 디스플레이 확장 기능은 한 대의 컴퓨터에 두 대의 모니터를 연결해서 화면을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데, 이들 기능은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모니터가 아닌 TV, 아이패드, 냉장고 등의 이미 입력받는 소스가 있는 디스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심지어 애플의 카플레이를 이용하면 내 스마트폰의 화면을 자동차 디스플레이로 보내어 좀 더 넓은 자동차의 대시보드 화면으로 내비게이션을 보거나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스마트폰으로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점차 늘어나는 주변의 디스플레이는 외부의 다양한 소스에 입력 단자를 열어두어야 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구글, 애플, 삼성 중 어떤 브랜드의 어떤 기기에 입력을 허할지에 따라 그 디스플레이의 확장성은 달라질 것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인터넷 서비스가 API를 오픈해서 외부의 서비스와 연동을 강화하면서 거대한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 디스플레이를 가진 하드웨어들도 입력 소스를 보다 많은 기기와 서비스에 오픈해야 존재 가치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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