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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an 12. 2021

온라인에서 펼쳐진 CES 2021

글로벌 온라인 컨퍼런스의 실험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IT 컨퍼런스로 주목받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2020년 2월 개최하지 못했으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는 2020년 9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해 급하게 진행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CES는 1967년 최초로 CES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2021년 1월 100%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전 세계의 가전기기를 포함해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를 읽고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프로토타입과 상용화를 앞둔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고 만지는 것은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10년 전부터 거의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와 MWC 등의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다보니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도 없고 외관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없는 온라인의 한계 속에서 CES 2021은 어떤 아쉬움과 더 나은 경험을 제공했을까?


온라인 개최의 강점은 참석자의 숫자와 시간 제한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전시업체와 참여업체는 첫 온라인 컨퍼런스로의 전환에 대한 부담과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 탓인지 2020년과 비교해서 크게 줄었다. CES 2020은 161개국에서 4500곳이 참여했고, 가장 많은 미국은 1933개 이어 중국이 1368개, 한국이 390개이며 참석자 규모는 18만명이었다. 반면 CES 2021은 미국 530개에 이어 한국이 262개 그리고 중국으로 199개로 전체 1800곳으로 작년 대비 4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참관자수는 온라인의 특성 상 그간 참여하기 어렵던 사람들의 참여가 늘어 전시업체 수와 컨퍼런스 세션이 줄었음에도 작년과 비슷한 숫자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이번 CES 2021은 어떤 시사점을 주었을까.


우선 그간 CES의 메인 아젠다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보면 2019년 이전까지만 해도 주로 기술과 산업 카타고리에 대한 것들 위주였다. 사물인터넷, 드론, 3D 프린터, 블록체인,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이 2019년까지의 핵심 아젠다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키워드에 기술이 아닌 음성 활성화, 데이터 분석, ICT 관광여행 등의 보다 구체적인 문제해결과 관련된 것들이 포함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해 CES는 모빌리티, 사생활 보호, 교육 등의 우리 일상과 관련된 경험을 담은 키워드가 등장했다. 실제 컨퍼런스 세션의 주제와 참관 전시업체들의 캐치프레이에는 Life와 Exprience가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LG는 ‘Life is ON’, 삼성은 'Better Nomal for ALL’을 캐치프레이로 걸고 일상에서 기술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경험의 변화에 집중했고, 온라인 교육과 재택수업 등 미래의 교실과 교육의 진화 방향에 대해 미네르바에서 참석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Warner Media와 BestBuy, Wallmart의 키노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미디어 사용 확대로 인한 전통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여전히 AI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빠지지 않고 CES에서 핵심 아젠다로 우뚝 섰음을 알 수 있다. AI는 이제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에 기본 탑재되어 운영되는 운영체제와 같은 역할을 해내면서 제조의 서비스화를 촉진하는 트리거가 되었음을 증명했다. 대부분의 전시업체들이 선보인 솔루션과 상품에 AI를 접목해 보다 나은 경험과 효율화된 비즈니스를 구성함으로써 이제 AI는 기업의 BM혁신에 기본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CES는 글로벌 컨퍼런스의 온라인화가 뉴노멀이 될 수 있는 단초를 보여주었다. 사실 CES와 같은 전세계적인 규모의 오프라인 컨퍼런스가 주는 강점은 몰입감과 현장감이다. 약 5일간 라스베가스에서 기존의 일상과 비즈니스와 단절된 채 온전히 행사장을 누비며 새로운 상품과 기술을 접하고 수십 곳의 관련 기업 관계자와 상담, 문의, 계약을 논하는 것은 흔히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그런데, 온라인 컨퍼런스는 오프라인만큼 집중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 평면적 화면에 영상과 이미지 등으로 제품과 기술, 솔루션 등에 대한 설명을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같을리 없다. 게다가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지금 보고 있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밖에 없지만 온라인은 언제든 다른 사이트로 또 전화나 회의, 카카오톡 등 방해 요소로 눈길을 돌릴 수 있어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 CES 2021 이같은 오프라인의 현장감을 주려는 노력보다는(3D, VR 등의 기술 활용) MS 팀즈를 활용해 웹비나, 화상회의, 채팅, 메시지, 메일 등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온라인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즉, 전시업체의 상품과 기술, 솔루션 등에 대한 소개를 VOD나 실시간 웨비나, 화상회의를 통해서 확인하고, 바로 메신저나 게시판을 통해서 상담을 할 수 있어 일관된 경험으로 온라인에서 보고, 묻고, 듣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상품의 전시보다는 키노트와 세미나 그리고 토론과 상담 중심으로 컨퍼런스가 운영되었다. 기존의 오프라인 컨퍼런스가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상담하고 회사로 돌아와서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느꼈다면,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끝나는 all-in-online의 경험으로 통합된 비즈니스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라이브로 키노트를 들으면서 우측의 채팅창을 통해 참여한 참관객들의 메시지를 통해 더 큰 인사이트를 얻음
자막은 물론 자막 텍스트를 검색해 원하는 장면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
전시업체의 온라인 부스, 영상을 통해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
CES에서 소개된 기조연설과 전시업체의 PT 영상을 모두 한 곳에서 쉽게 검색하고 볼 수 있음
전시업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쉽게 다운로드하고, 담당자들과 온라인 상담을 쉽게 예약할 수 있음


작년과 비교해 CES 2021은 전시 규모나 이슈를 만드는 면에서는 미흡했지만, 글로벌 온라인 컨퍼런스의 뉴노멀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또한, MS teams의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CES를 주관하는 CTA에서는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수집한 참관객들의 데이터를 통해 기존에 알 수 없었던 분석을 해서 개선된 다음 번 컨퍼런스의 준비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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