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학용 Sep 03. 2019

기레기와 양아치

조국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난 후의 소회


"양아치"라는 말이 있다. 여러 의미가 있는데, 거지라는 뜻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하는 학생을 가리킬 때도 사용한다. 


하지만, 뭔가를 날로 먹거나 주어 먹는 사람을 가리킬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폐품을 주어다가 파는 넝마주의를 양아치라고 불렀던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내가 갑자기 양아치라는 말을 꺼낸 것은 불연듯 나도 양아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어느 부분에서는 날로 먹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의 지난한 노력의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양아치들 중에 그나마 내가 조금 더 낫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항상 맘에 담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양아치라는 말이 떠오른 건 어제 조국 기자회견을 한 시간 정도 보면서 기자들이 양아치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 중에도 열심히 취재하고 분석하고 빈틈을 찾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본 기자들은 이미 논란이 되었던 것을 다시 묻거나 앞 기자가 물었던 그런 질문을 반복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적어도 내가 본 기자들 중에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말의 논지가 분명하지도 않고 질문도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개중에는 거지처럼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질문을 구걸해서 그대로 읽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도대체 기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동안 몇몇 정보원에서 제공해 준 내용들을 아무런 확인도 없이 이용만 하고 변형하는 작업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이들을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해 광고를 부르는 자극적인 기사를 쓰는데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쓰레기 같은 기자라고 불리는 짓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늘상.. 사실, 노력하다 보면 어쩌다 걸리는 것도 있을텐데 늘상 기레기짓을 하니 그들에게는 그런 우연이나 행운조차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회사가 요구하니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양아치도 분리수거할 수 없는 쓰레기는 줍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아마존 에코 버튼을 이용해서 스마트 디바이스 제어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