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관람 후기 - 총평
드디어 CES의 마지막 날입니다. 3일 동안 너무 빡세게 전시장을 돌기도 했고 오후에는 시애틀로 이동도 해야 해서 오늘은 전시장 관람을 포기했습니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작업을 하기 위해 호텔내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ES 2020 전반에 대한 제 느낌을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나 방향성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CES에 대한 우리나라 참가 기업들이나 참관자들에 대한 소견도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먼저, CES 2020 전체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말하자면 '경험(Experience)'인 것 같습니다. 즉, 그동안 최신의 기술이나 개별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제품들이 주로 전시가 되었다면, 이번에는 이들을 보다 잘 이용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인텔리전스가 곳곳에 도입된 것 같습니다.
사실 경험이라는 키워드는 삼성전자의 전시 방향인 Age of Experience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물론, 삼성전자만 경험을 이야기한 것은 아닙니다. 벤츠나 로레알 등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고객 경험이나 차별화된 경험, 고객 맞춤형 경험을 이야기했죠.
CES의 키워드가 IoT나 AI, AR/VR, 5G 같은 기술 키워드가 아니라 경험과 같은 비기술적이며 비정형의 단어라서 다소 의외다 싶은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시회 3일 동안 제가 느낀 것은 기술적인 특성을 부각시키기보다는 사용자의 관찰을 통해 이용방식, 즉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기술들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필요할 때 필요한 기술이 소환되는 것에 불과했죠.
이 말은 전시회의 방향이 더 이상 제품이나 기술이 아니라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비슷한 유형의 제품을 들고 나온 기업들은 관람객들로부터 더 이상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현상이 고객들에게 이어질 거라 확신합니다.
따라서, 다수의 기업들은 제품을 서비스화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서비스화라는 것은 크게는 제품의 핵심 기능을 서비스처럼 제공하는 것과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것을 모두 의미합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전자를 서비스화 후자를 제품-서비스 결합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런 현상이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 되더군요.
자율주행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대표적일 거구요, 그 외의 가전제품들도 우리의 장기렌탈과 비슷한 구독서비스 모델들을 다수 제시했습니다. 또한, 로레알의 '페르소(Perso)'나 '에셜런(Echelon)'의 스마트 운동기구들도 화장품을 서비스화 하거나 운동기구를 서비스와 결합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더군요.
비싼 돈을 들여 전시회에 참가한 만큼 허투루 보거나 모든 것을 다 보기보다는 제가 목적한 분야만 제대로 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3일간 해당 전시관 위주로 돌아다녔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홈과 관련된 내용은 많았지만, 서비스 로봇이나 5G와 관련된 전시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서비스 로봇은 삼성전자가 '볼리(Ballie)'를 출시하면서 다소 기대감을 갖기도 했는데요, 볼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동작하는 서비스 로봇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완성도가 매우 낮은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들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좀 멀어 보이더군요. 스마트홈도 그렇지만, 서비스 로봇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글로 정리해서 전시 제품이나 의견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5G와 관련해서는 솔직히 관련 제품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SK텔레콤이 소개한 'Jump AR'이라는 것도 새롭지도 않고 사실상 5G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거구요, 자율주행차용 5G를 내세운 퀄컴의 전시도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외 일부 5G 관련 제품들을 출시한 기업들도 있기는 했지만 좀 아니더군요. 아무튼 이 역시 따로 정리해 보겠구요, 2월말에 MWC 다녀와서 다시 한번 더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