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디바이스 제조사의 한계가 나타날 것입니다.
IT 관련 기사들을 보다가 우리나라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면서 동학개미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제 개미들이 똑똑해져서 미국의 애플, 아마존, 테슬라 같은 기업들 주식도 사고 인버스나 레버리지 ETF 등 다양하게 투자를 한다고 하더군요.
좋습니다. 뭐를 사든 다 본인들 선택인데요,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애플은 조금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6개월 기다리면 다 제자리 찾아오지 않겠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거 같은데요, 저는 아닐 수도 있는 기업이 애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프리미엄 디바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죠.
무슨 소리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애플은 서비스도 많이 하는 플랫폼 기업이다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튠즈 있으니까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작년 말에 아케이드 같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출시하지 않았냐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들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앞으로의 영향력에 대해 살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9년 애플의 매출은 2600억 달러입니다. 수익은 552.5억 달러로 매출대비 21.2% 정도 되는군요. 역시 좋은 기업입니다.
그럼, 이 중에서 서비스 매출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매출의 17.7%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82.3%가 디바이스 매출이라는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아이폰이 54.7%, Mac 9.8%, 웨어러블과 악세사리가 9.4%, 아이패드가 8.1%입니다.
이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전체 이익률도 22%인데다, 이익률이 큰 서비스 세그먼트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는 거죠.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매장 폐쇄 상황은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 3천 건으로 발표됐는데요, 이는 전주의 28만 1천건의 12배에 해당하는 수치죠. 이 수치는 다음주에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클 것 같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것 같은데요, 다들 연말까지는 예상하고 있더군요.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따라서, 더 이상 성능 개선도 미미하면서 비싼 아이폰이나 애플의 악세사리를 사려는 사람들은 빠르게 줄어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15%가 줄어든다는 이야기구요, 다른 디바이스까지 감안하면 25%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판매량 자체는 크게 감소하는 반면 비용은 나름 발생하기 때문에 매출 및 수익 모두가 나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전자처럼 온라인 서버용 메모리를 판다거나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는 상황도 다르구요..
그렇다면 서비스 세그에서는 기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글쎄요. 애플의 음악 서비스나 TV, 게임 서비스를 쓰시는 분들은 더 쓰실 지 모르겠지만, 다른 컨텐츠 서비스와 비교할 때 저는 경쟁력이 없다고 봅니다. 새로이 컨텐츠 서비스를 쓸 사람들은 컨텐츠도 더 다양하고 혜택도 많은 쪽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간의 성장은 예상되지만 대단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결국 다른 기업들에 비해 코로나의 여파로 더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