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아무런 고민 없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활동을 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위에서 하라니까 한다는 분들도 계시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최신 트렌드니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 할 것 같습니다. 괜시리 시간과 노력과 돈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럼 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할까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말 그대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뭔가를 뿌리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바로 기업의 경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활동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기업의 경영방식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요? 그 답은 간단합니다. 공급자 관점을 버리고 고객 관점으로 전환시키는 거죠. 이거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기업의 모든 활동을 바꾸어 나가는 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모든 경영활동에 고객이 우선인 기업들을 생각해 보세요. 아마 아마존이나 스타벅스, 도미노 같은 몇몇 기업들 밖에는 떠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을 뜯어고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입니다. 경쟁사보다 수준이 높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보안이 뛰어난 블록체인 기술을 써야만 꼭 디지털 전환은 아니라는 거죠.
도대체 비즈니스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길래 공급자 관점을 버리고 고객 관점에서 기업의 활동들을 바꾸어야 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객들이 더 이상 단순하게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상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확대되면서 고객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고객 비용을 따져보고 구매를 하기 시작한 거죠.
고객 비용이라는 것은 소비 활동을 하는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의 총합을 말하는 것으로 금전 비용, 시간 비용, 노력 비용 등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고객에 따라서 어떤 고객은 금전 비용에 가중치를 둘 수 있고, 어떤 고객은 시간이나 노력 비용에 가중치를 둘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합리적 소비라는 것은 개별적인 관점에서 자신이 중시하는 비용에 더 큰 가중치를 두고 고객 비용을 계산한 후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서 그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고객들은 더 이상 제품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고객들이 물리적인 제품보다는 그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나 고객 경험을 더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현대차의 경쟁자가 삼성차나 외제차였다면, 이제는 우버나 소카 같은 서비스가 경쟁자가 되기 시작한거죠. 역시 모든 고객이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생각이 바뀐 고객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당연히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Z세대니 M세대니 (혹은 둘을 합쳐 M-Z세대) 하며 고객들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당연히 고객들의 바뀐 니즈나 고객가치에 맞게끔 경영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바뀐 고객 가치를 구현해 줄 상품이 바뀌어야 할 거구요 이를 전달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나 고객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생산 방식의 변화는 어쩌면 가장 마지막에 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생산 방식의 디지털화부터 추진하죠.
상당수의 기업들이 생산 방식부터 디지털화를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뭔가는 해야겠고 뭔가를 윗분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 같고 하는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대상이 생산 방식의 디지털화니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거죠. 그래서 결국은 성공을 못 하는 거구요..
요약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의 모든 경영프로세스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경영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