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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용 Oct 24. 2020

플랫폼 사업자들이여, 멤버십 서비스에 주목하라

최근 여러 기업들이 멤버십 서비스(membership service)를 출시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아마존이 프라임 멤버십(Amazon Prime membership) 서비스를 활용하여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저런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6월에 출시한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Naver+) 멤버십이구요 9월 15일에 출시된 미국 월마트의 월마트플러스(Walmart+) 서비스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여러 멤버십 서비스들이 존재했습니다. 구글의 구글원(Google One)이나 이베이코리아(옥션, 지마켓)의 스마일클럽, 쿠팡의 로켓와우, 롯데쇼핑의 롯데ON 등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가 있구요, 조만간 애플도 애플원(Apple One)이라는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멤버십 서비스라는 것이 과연 매출과 수익을 보장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마존은 매출과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한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멤버십 서비스란?


그럼 시작에 앞서 멤버십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죠. 멤버십 서비스는 흔히 사용하는 것처럼 회원제 서비스를 말합니다. 즉,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사람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그런 서비스를 이야기 합니다. 물론, 따로 회비를 내지 않더라도 신용카드사나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도 존재합니다. 이런 서비스들은 별도의 멤버십에 가입하고 추가 회비를 내는 절차는 없지만, 자신들의 고객들 중에서 서비스 이용 요금에 따라 멤버쉽을 구분하고 차등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거죠. 


초기 멤버십 서비스는 호텔에서 등장했다고 합니다.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자신들이 제공하는 부대 서비스를 더 많이 더 부담 없이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멤버십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고 합니다. 즉, 기본 취지는 알짜 고객들을 붙잡아두고(lock-in) 더 많은 돈을 쓰게(up-selling) 하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멤버십 고객들은 차별화된 대우를 받는 것이 좋으니 해당 호텔만 이용하게 되었고 거기서 더 많은 돈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골프장이나 항공사 등도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어 통신사, 카드사, 동네 커피숍 등 다양한 곳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잡은 물고기를 지키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멤버십 서비스 도입 


1995년부터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시작되고 2007년부터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사업자들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플랫폼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그렇게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플랫폼 모델은 개념적으로는 심플하지만,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고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구요, 플랫폼의 약점 혹은 취약점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플랫폼의 가장 큰 취약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수수료 구조 혹은 고객 혜택입니다. 만약 비슷한 서비스가 있다고 했을 때 여러분들은 어떤 서비스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수수료가 없거나 무료배송과 같은 고객혜택이 있는 서비스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 고객들은 쿠팡을 좋아하는 거겠죠. 


그런데, 수수료를 낮추거나 차별화된 고객혜택을 제공하게 되면 플랫폼 사업자는 어려워집니다. 최소한의 운영비는 나와야 하는데 그걸 뽑지 못하면 망하고 마는 거죠. 실제로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은 적자를 보면서도 이런 과도한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인프라 구축에 많은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적자가 크게 나타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쨌건 중요한 것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지금 어렵더라도 이렇게 해서 시장을 독점하면 가격 결정권을 확보하게 되고 그때부터 수익을 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에 계속해서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일이 생각되로 안 되는 겁니다. 적자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고객들과 매출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구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런 상황을 타계할 방법이 딱히 안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멤버십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게 되는 거겠죠. 


멤버십 서비스, 과연 효과가 있나


가장 먼저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 아마존의 경우 제대로 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멤버쉽 회원의 숫자가 전세계적으로 1억 5천만 명이 넘습니다. 1인당 연회비 119달러를 곱하면 최대 178억 달러의 연회비 매출도 얻고 있죠. 실제로 2019년 서비스 매출이 192억 달러였는데, 이중 상당수가 프라임 회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라임 회원들이 비회원에 비해 구매 횟수도 2배 정도 많고 구매 대금도 연간 1400달러로 비회원의 600달러보다 2배 이상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모든 사업자들에게 그대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멤버십 서비스도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경쟁사들이 따라하기 너무 쉽다는 것입니다. 즉, 매달 일정한 금액 혹은 연회비를 내는 대가로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멤버십 서비스인데, 그 혜택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겁니다. 특히 후발 사업자들의 혜택이 더 좋구요. 당연히 고객들은 혜택이 좋은 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으니 멤버십의 효과가 나타날 수 없는 겁니다. 


또 다른 부분은 그 혜택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냐 혹은 고객에게 득이 되는 부분이 있느냐입니다. 예를 들면, 쿠팡은 무료 배송의 범위가 가장 큽니다. 하지만 지마켓이나 옥션은 주로 최대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사람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무료 배송이 더 이득이 된다고 생각해서 쿠팡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SK텔레콤과 11번가가 출시했던 올프라임(AllPrime)은 2020년 10월 말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새롭게 개편된 멤버십을 출시할 거라고 합니다. 


멤버십 서비스, 수익보다는 고객 확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함


그렇다면 멤버십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고객 혜택을 키워줬던 것처럼 멤버십 서비스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면 손해가 커지겠죠. 하지만,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플랫폼에 묶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아마존이 처음에 프라임을 도입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프 베조사가 아마존 내부적으로 프라임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했을 때 임원들은 모두 반대를 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적자 사업인데 그걸 하자고 할 사람은 없는게 당연하겠죠. 게다 외부 컨설팅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제프 베조스는 이를 밀어부쳤습니다. 일정 기간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에게 진정한 혜택을 주게 되면 고객들은 자신들에게서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더 많은 기여를 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처음에는 무료 배송 혜택 뿐이었던 프라임 멤버십의 혜택을 빠르게 확대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만큼 손실도 커졌죠. 그래서 아마존이 2006년 이후부터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고객을 붙잡아 둠으로써 아마존닷컴의 이용빈도는 늘어났고 더불어 제공하던 서비스 이용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고객들이 아마존이라는 생태계를 벗어나려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멤버십 서비스를 고민하는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바라봐야 합니다. 둘째, 멤버십을 통해 활성화할 서비스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셋째, 멤버십을 통해 업셀링할 대상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넷째,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멤버십 혜택을 키워야 합니다. 


어떤 멤버십 서비스들이 있나


앞에서도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멤버십 서비스에는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이 대표적이구요,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있습니다. 그리고, 곧 종료 혹은 변경될 SK텔레콤과 11번가의 올프라임 멤버십이 있습니다. 이런 멤버십 서비스들은 무료배송, 구매할인, 무료 컨텐츠, 회원 한정 판매, 포인트 적립 등과 같은 복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클럽 등은 구매 할인, 포인트 적립, 무료 배송 등 이커머스와 관련된 혜택들에 한정됩니다. 


2018년 8월부터 서비스 되고 있는 구글의 구글 원은 멤버십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이전의 구글 드라이브(Google Drive)라는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를 개명(rename)한 서비스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2020년 가을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는 애플의 애플 원은 다양한 컨텐츠 서비스에 대해 통합 결제를 하는 통합형 디지털 컨텐츠 구독 서비스입니다. 여러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이용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멤버십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고객 이탈을 막고 자신들의 디바이스를 더 많이 구매하라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반면에 2020년 9월부터 제공된 월마트의 월마트플러스는 오프라인 중심의 멤버십 서비스입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들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혜택도 포함하고 있지만, 월마트 내 혹은 주변의 제휴 주유소에서 주유 금액의 5%를 할인해주거나 월마트 캠프, 월마트 야외극장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아마존의 프라임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효과가 어떻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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