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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용 Feb 14. 2021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 성공할까?

유동성으로 성공은 하겠지만 개미무덤이 될 가능성도 커보임 

그동안 가능성만 이야기되던 쿠팡의 뉴욕거래소(NYSE) 상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면서 쿠팡의 상장이 성공적이고 그에 따라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클럽하우스의 투자 관련 대화에서는 빠지지 않은 주제이기도 했구요. 


그도 그럴 것이 연초에 30조 정도로 평가되던 쿠팡을 최근 최대 60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상장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장가 이하로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쿠팡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비교적 작은데다가 이미 이커머스 비중이 매우 높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즉, 쿠팡의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이죠.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이커머스 시장은 약 160조원 규모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는 세계 5위 수준이지만 사실상 3위~5위가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에 3위라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2위인 미국에 비해서는 6~7분의 1 수준이구요 중국에 비해서는 9분의 1 수준입니다. [a]


2019년 기준 전체 소매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는 28.2%로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반면에, 시장 규모가 2위인 미국은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즉, 미국의 이커머스 비중이 우리와 같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미국의 13분의 1 수준 정도로 작다는 이야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38%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월마트가 5.8%, 이베이가 4.5%를 차지하고 있구요, 나머지 기업들이 모두 합쳐 50%를 차지하는 상황입니다. 일본과 유럽도 아마존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중국은 알리바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죠.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가 약 12%, 쿠팡이 10%, 이베이코리아가 10%, 11번가 6%, 위메프 5%, 티몬 3%  순입니다 [b]. 즉, 시장의 절대적인 포션을 차지하고 있지 못하는데다, 최근 네이버의 부상, 그리고 오프라인 사업자들의 온라인 융합 움직임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죠.   


물론, 로켓와우라는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약 500만 명에 달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c],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약 1740억원 정도의 멤버십 서비스 매출은 물론 이들이 매출에 기여하는 효과는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로켓와우 서비스의 가입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무료 배송으로 인한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꼭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특히,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은 아주 적은 금액의 상품들을 빈번히 주문하기 때문에 배송과 관련된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모습은 아마존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었는데요, 결국 이커머스 외의 다른 분야에서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해야만 의미가 있게 됩니다. 예를 들면, 컨텐츠 서비스나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데서 수익을 남기는거죠. (실제로 컨텐츠 서비스 등은 배송비가 없기 때문에 수익기여도가 매우 높습니다.)


쿠팡도 2020년 12월에 쿠팡플레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니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아마존을 따라 하는 거고 시간이 지나면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컨텐츠 경쟁력이 떨어서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거나 기존 고객을 락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동시에 5명이 컨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오히려 컨텐츠 관련 비용은 더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flat rate으로 계약을 했다면 비용적인 부담은 덜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쿠팡은 매출은 지속적으로 커질 수 있지만, 현재의 적자폭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류센터로 추가적인 매출과 수익을 발생시킬 수도 있지만, 이 역시 CJ대한통운이나 다른 물류기업들과의 피나는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무엇보다도 대형할인마트들이 오프라인 마트를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쿠팡의 매력이 반감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신세계와 네이버의 제휴 소문도 이를 뒷받침하죠. 



또 다른 부분이 시장의 확장성입니다. 즉, 제한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할 수 있느냐인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앞서서 언급했듯이 이미 주요 국가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가 이머커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쟁쟁한 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국내의 이커머스 사업자 중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결국 쿠팡으로 돈은 몰릴 가능성이 있어서 나름 상장 초기에는 성공적인 상장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의 이커머스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오래 들고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쿠팡이 시장의 유동성을 이용해서 상장을 하고 자사주 매각을 통해 상당부분 빚을 청산하고 회사를 어느 정도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그 다음 수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내용을 제가 최근에 출간한 책  <온리원 - 단 하나의 플랫폼이 세상을 지배한다>에서 소개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쿠팡이나 다른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 이야기는 아주 일부 있구요, 온리원 플랫폼이 될 네이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습니다. 네이버나 아마존 같은 이커머스 기업들 외에도 테슬라와 같은 하드웨어 제조사나 월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사업자들의 전략도 함께 다루고 있구요.. 관심 있는 분들은 구매해서 읽어보시길 바랄께요 ^^ 



글을 쓰고 난 다음에 다른 분(이태호님)께서 쿠팡의 상장을 위한 보고서를 보고 핵심만 정리한 내용이 있어서 몇 가지만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쿠팡의 중장기 목표

주주희석화의 최소화 및 Free Cash Flow의 최대화

많은 고객을 모객하여 충성도를 높이고 리텐션을 강화 -> 쿠팡을 원스톱 쇼핑몰로..


가입자수 및 로켓와우 멤버십

2020년 기준 1,485만명 고객 --> 고객당 매출은 256달러 (2019년 1,179만명에 161달러)

멤버십 회원 비중은 32%, 즉 475만명이며 회원의 구매 빈도가 일반 이용자보다 4배 높음


향후 집중하려는 분야 

의류 및 뷰티, 전자제품, 생활용품 분야의 PB 투자 확대 --> 이익률이 높고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분야이며 네이버에게 뒤지는 분야


쿠팡의 리스크

미지급금(Accounts Payable) --> 현재 이 기간을 60일 또는 30일로 제한하는 법안 입법 진행 중




 


[a]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12/1323926/

[b]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1/16/2020111601893.html 

[c] https://www.ajunews.com/view/2021011907511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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