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학용 Apr 19. 2022

비용 부담으로 인한 구독서비스 취소 급증

구속력 없는 구독서비스의 한계

시장조사기업인 칸타(Kantar)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영국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150만 명이 구독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 중 1/3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아래 기사 참조)


https://news.sky.com/story/netflix-amazon-and-disney-subscriptions-cancelled-due-to-shrinking-budgets-research-finds-12593362


사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작년부터 나타나고 있었죠. 한 사람이 구독하는 구독서비스가 많게는 10개 정도에 달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만 3개 정도에 달하면서 금전적 부담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아마존 프라임에서부터 네이버 플러스, 멜론, 애플뮤직, 웨이브,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비스포크 큐커 밀키트 등 구독하는 서비스만 10가지에 달합니다. 한달 평균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약 15만원 정도 되구요. 


문제는 이런 구독서비스를 와이프도 비슷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서로 중복되지 않게 이용하고 있고, 일부는 지인들과 함께 이용하는 것들도 있어서 저보다는 적은 비용을 쓰고 있지만, 한 집에서 구독서비스로 나가는 돈이 한달에 20만원이 넘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필수 서비스인 휴대전화, 인터넷, 전기, 가스 등의 유틸리티성 구독서비스는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추가로 20만원씩 꼬박꼬박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죠. 


그래서, 구독서비스 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결합 상품입니다. 예를 들면 음악 스트리밍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합해서 제공하는 건데요, 두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가입해서 이용하는 경우에 비해 2~30%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 지니뮤직은 밀리의서재와 결합 상품을 9,900원에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얼핏 보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두 서비스의 이용자를 모두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유형은 크레딧 기반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TLX Pass라고 피트니스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는데요, 한달 이용료에 해당하는 크레딧을 구매한 후 제휴처에서 크레딧만큼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한달에 10만원짜리 피트니스 크레딧을 끊어놓은 후 회사 근처 제휴 피트니스 센터에서 서비스(1회 1만원)를 4회 이용하고 집 근처 제휴 피트니스 센터에서 서비스(1회 5천원)를 12회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OTT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 미국의 struum 이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메이저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아서 한계는 있어 보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유튜브처럼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로 동영상을 시청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Free Ad-Supported TV의 앞자를 따서 FAST 모델이라고도 하는데요, 아마존의 freevee가 대표적입니다. 혹은 광고를 포함한 저렴한 구독서비스인 AVOD 같은 서비스도 있구요. 이와 관련된 기사가 하나 보이는데요,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m.etnews.com/20220406000115?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OO3M6NzoiZm9yd2FyZCI7czoxMzoid2ViIHRvIG1vYmlsZSI7fQ%3D%3D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OTT 사업자들별로 서로 다른 컨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즉, A사의 컨텐츠도 보고 B사의 컨텐츠도 보고싶다면 어쩔 수 없이 두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이런 OTT 서비스들의 개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OTT 사업자들은 자체제작 컨텐츠에 돈을 많이 쓰게 되면서 이 비용을 구독료에 전가해야 하기 때문인거죠. 


따라서, 이제는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보다는 유지(retention)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되었는데요, 언제까지 자체제작 컨텐츠로 버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존의 프라임처럼 무료 배송을 위한 구독서비스를 가입하면 동영상이나 음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처럼 특정한 구독서비스를 위해 따로 돈을 낸다는 생각이 안 들게끔 만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도 이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존 프라임을 해지해야할 12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 많은 구독서비스들 및 할인 혜택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적절히 이용하면 비용효율적으로 구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들 바쁘게 살다 보니 이런 것들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덕분에 구독 서비스 사업자들이 너무 많은 공돈을 버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


https://www.kiplinger.com/personal-finance/shopping/online-shopping/602571/reasons-to-cancel-amazon-prime?fbclid=IwAR0c1FBgZn4Bz5QT1st28umfuWeLgh7S7QXuVgFDSAl2-Zs7zr2CB8_pMW0


======== 22.4.20 추가  ==========

지난 새벽에 넷플릭스가 1분기 실적발표를 했는데요,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20만명 규모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70만명을 해지시킨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50만명 증가에 그쳤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월가나 시장 전문가들은 250~270만명 증가를 예상했는데요, 50만명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규모였기 때문에 주가도 (시간 외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다고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것도 가입자 감소의 주된 영향이었겠지만,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의 이용료 인상으로 인해 가입자가 60만명이나 줄어든 점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정 공유를 막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이용료 부담으로 인해 이탈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용자보다 회사 관점에서 생각하기 시작하는거 같은데요,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작가의 이전글 개방형 스마트홈 연동 표준 매터의 주요특징과 시장전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