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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용 Aug 06. 2022

제국을 완성해가는 아마존

아이로봇 인수로 스마트홈 분야의 퍼즐을 하나 더 추가 

어제(2022년 8월 5일), 아마존은 로봇청소기 전문기업인 아이로봇(iRobot)을 약 1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로봇은 2002년에 설립되어 Roomba를 비롯한 제품들을 개발하여 판매하던 회사입니다. 최근에는 이미지 인식 기능을 바탕으로 강아지 응아나 전선, 이어폰, 양말 등을 피해서 청소를 하거나 다른 곳에 비해 더 지저분한 곳만 선택적으로 청소를 하는 등 지능형 기능을 내장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용자가 외출하면 자동으로 청소를 개시하거나 알러지 모드, 펫모드처럼 계절적인 특성을 반영한 기능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아마존이 인수한 것입니다. 


아이로봇의 2020년 매출이 14.3억 달러, 2021년 매출이 15.6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로봇 인수 가격은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기업들의 인수가격은 높지 않은 편이며, 로봇 청소기 분야의 경쟁이 매우 심한 편이라서 인수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의 제품은 절반 이하 가격에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고 있어 미래가 불분명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CEO인 콜린 앵글은 기업 매각을 결정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아마존 우산 아래 들어가면 향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모든 것이 통합되는 시대에 로봇 청소기 하나만으로 버티는 것은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스마트홈 분야의 1인자인 아마존과 함께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아마존이 아이로봇을 인수한 이유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로봇청소기보다는 아이로봇이 확보한 실내 데이터가 더 매력적이었을 것입니다. 다양한 가정의 실내 데이터는 아직까지 아마존이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다양한 형태의 에코 스피커나 작년에 출시한 홈서비스 로봇인 아스트로를 통해 어느 정도는 확보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테슬라가 확보하고 있는 도로 환경 데이터를 부러워 하는 것처럼 아마존도 가정내 상황을 알려주는 데이터가 더 필요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런 데이터를 스마트홈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구글이나 애플에게 빼앗기기도 싫었을 테구요. 



사실, 제프 베조스는 2018년 7월 31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글에서 아이로봇의 룸바에 파란색 테이프로 에코 스피커를 고정시킨 사진을 올리고 "What?!!!! Found this in the living room when I got home. I have no idea. #LifeWithFourKids"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집에 갔더니 거실에 이런 것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이렇게 해 놓은 것 같고, 나는 아무 것도 모르겠다고 시치미를 잡아 뗍니다. 그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제프 베조스는 홈서비스 로봇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때였고 (Vesta라는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음) 결국 3년 후인 2021년 12월에 아스트로(Astro)라는 홈서비스 로봇을 출시하게 됩니다. 


아스트로 로봇은 아주 소수의 사전 신청자들에게만 판매되었고 그로부터 수 개월이 지나도록 추가 판매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뭔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아마 아스트로만 성공적으로 보급할 수 있었다면 아이로봇처럼 가정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여념이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마 아이로봇의 인수로 인해 제프 베조스가 꿈꾸던 가정용 서비스 로봇을 본격적으로 보급하는 시점이 더욱 빨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아마존의 기업 인수에 대한 우려 


아마존의 아이로봇 인수 소식이 발표되자 여러 매체들이 이 소식을 전했는데요, 대부분은 스마트홈이나 홈서비스 로봇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반면 Fast Company는 아주 실망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테크 자이언트가 또 하나의 독립적인 하드웨어 기업을 잡아 먹었다는 거죠. 그리고 다른 경쟁 기업들도 결국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겁니다. (be Amazoned) 저도 예전에 가장 경계해야 할 기업으로 아마존을 뽑았던 적이 있었던 것처럼 충분히 이해가 가는 주장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로봇으로써는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네스트가 구글에 인수되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2017년에 보안 카메라를 제조하는 블링크(Blink)를 인수한 바 있고, 2018년에는 스마트 도어벨을 제조하는 링(Ring)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는 메시 와이파이 장비를 제조하는 이에로(Eero)를 인수하기도 했죠. 이들 역시 아마존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생존해 있었을지도 모를 기업들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우산 아래에서 나름 잘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존 제국 건설을 위한 퍼즐 맞추기 


대부분의 거대 기업들이 그러하듯이 아마존의 아이로봇 인수는 아마존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퍼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존 내에도 스마트 디바이스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조직도 있고 실제로 다수의 디바이스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로봇 같은 기업을 인수했다는 것은 그것이 아마존에 있어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기업 인수가 더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이었다는 거죠. 의료 분야에 있어서 최근의 원 메디컬(One Medical)의 인수도 그렇고 과거 MGM holdings, 홀푸드, 자포스의 인수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아마존의 분야별 주요 서비스 및 관련 자회사와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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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버블이 터지며 페이스북, 넷플릭스, 쿠팡 같은 기업들은 고전하는 반면, 아마존, 테슬라, 네이버 같은 기업들은 견고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마존, 테슬라 같은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전략과 생존 전략이 궁금하시다면 <온리원, 단 하나의 플랫폼이 세상을 지배한다>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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