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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여행자 Jul 08. 2021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다.

상처 많은 엄마지만 괜찮아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는 삶을 꿈꾸지는

않았다. 결혼 후 일 년 반 만에 가진 아이를 유산하고

마음이 아팠다.


 7주째, 심장소리를 들으러 간 병원에서 태아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소파수술을

받았다. 몸도 마음도 약해졌다.


출처: wavve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차윤희(김남주)

아이를 유산하고 흐느껴 울며 남편 테리(유준상)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아이도 알았나 봐... 내가 아직 엄마 자격이 없다는
걸. 그래서 그냥 가버렸나 봐......

 

 김남주와 유준상이 슬퍼하며 서로에게 얘기하는 장면

에서 눈물이 흘러나왔고 마른 뺨을 적셨다.

 어느새 나도 그들과 함께 울고 있었다.





'내가 상처 많은 사람이라서 아기가 떠났을까, 나 자신도

지키지 못할 만큼 나약해 보이는 엄마라서.

그런 내게 부담 줄 수 없어서 떠나버린 걸까...... '

 마음에 상처가 너무 많아서, 노래 '가시나무'의 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서 아기가 쉴 공간이 부족

했었나.


 지금은 스위트 하다 못해 애교가 철철 넘치는 귀요

아들이 내 곁에 있어서 분에 넘치는 기쁨을 누리고

있지만, 엄마가 되는 것도 내겐 힘든 일이었다. 나란 사람

은 그 어느 것도 쉬운 게 없다고.


 유산 후에 마음 비워내기에 몰입했다. 아이가 안 오는

것은 내가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라고, 내가 엄마

자격을 갖추려는 노력을 하면 아이가 그 노력이 가상해

서라도 찾아와 줄 거라고....


 아직 오지 않는 아이에게 몇 번이나 이야기했었다.


 '네가 이 상처 많은 나에게 온다면 약속할게. 너에게

엄마 아빠의 다정한 모습을 많이 보여줄게. 혹시 내가 과거

에 받았던 상처로 괴롭더라도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혼자 끌어안고 갈게.

 너에게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을게. 무슨 일이 생겨도

널 지켜줄게.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아이는 다행히 웃음 많고 다정하고 말도 종알종

알 잘하는 밝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아이의 표정과 행동이 매일같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

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내가 아이에게 어떤 엄마인지

미래에 내 아이가 얘기해줄 것이다. 나에게 어떤 엄마로

평가를 내리더라도 기꺼이 아들이고 싶다.

 훌륭한 엄마는 못되더라도 좋은 엄마, 사랑받는 엄마

로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


#유산

#넝쿨째 굴러온 당신

#상처많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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