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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제이 Nov 20. 2015

하루

11월이 어느새 중반도 넘어섰다. 오늘은 눈발도 날렸다. 이렇게 올해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매일매일 한문장이라도 글을 쓰고 싶다는 내 욕심은 올해도 어김없이 무너졌다. 글로라도 내 하루를 남기지 않으면 그 하루가 아무것도 아닌게 될까봐 두렵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어떤날은 치열하게 또 어떤날은 힘겹게 버티는 내 생활이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은채 사라질까봐 가슴이 두근거린다. 혼자서 많은것을 해낼만큼 큰 아이가 자랐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채 울기만 했던 둘째가 테이블을 잡고 일어서서 활짝 웃는다. 내 하루가 쌓이고 쌓여 그 애들을 이만큼 성장하게 했다고 믿는다. 이보다 더 값지게 하루하루를 쓸수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 매일매일은 늘 최선이었는지 문득 궁금했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그저 내 하루하루가 나로 인하여 시작되고 나로 인하여 마감할수 있는 만큼의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그저 날리는 눈발에 나의 하루가, 또 한 해가 이렇게 흩어지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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