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격은 어때요? 라는 질문은 제법 당혹스러웠다. 사실은 엄마에게 아이의 성격을 물어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어찌보면 아이의 성격을 제일 잘 알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엄마 혹은 부모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남편과 가끔씩 우리 아이는 이런편인것 같아 저런편인것 같아 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와 남편이 아닌 제 3의 인물이 아이의 성격에 대한 객관적인 대답을 듣기 원할때는 쉽사리 한마디로 이야기할수 없음을 자각한다.
새 데이케어를 알아보기 위해서 원장과 상담을 하던 중에, 그 사람의 질문이었다. 아, 우리 아이는 글쎄요, 조심성이 있는 편이고 낯선사람과 친해지려면 조금의 시간이 필요한 편이고, 음 .. 이정도에서 할말을 잃었다 내가 아이에 대한 관찰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내 아이의 성격이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어서 일까. 그런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계속 머뭇거릴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내 입에서 나온 말로 아이의 성격을 내가 결정해버릴수도 있을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말을 들은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아이의 모습또한 내 말 한마디로 인해 그럴듯하게 보인다거나. 성격이며 인성이라는 것이 유전적인 것이 분명히 있고 아주 어릴적부터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면도 분명히 있겠지만, 우리아이는 이래 우리아이는 그렇지 않아 라고 말하는 엄마의 영향이 얼마나 클지 생각해보면,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울수 밖에 없다.
어릴때, 우리 엄마가 보는 나는 “우리 딸은 매사에 꼼꼼하고 실수가 적지만 결정력이 부족해요” 였다. 그리고 나는 엄마말대로 커왔다. 어느 순간 나는 전혀 꼼꼼하지 않고 실수가 많은지 깨달았다. 그리고 부족한 결정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과도하게 (무모하게) 빠른 결정들을 내렸다. 내 성격이 변했던 것일수도 있고, 엄마가 날 잘못 본것일수도 있고, 그 두가지 모두 아닐수도 있다. 아니 그 두가지 모두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분명한건 난 그 시선에 얽매이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던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성인이 된 나는 다른 사람들을 판단할때 내 판단을 강하게 신뢰하며 그 시선으로 바라본다. 심지어 혈액형이나 별자리까지 얹어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의 부류로 나누고 이해하고 그에 맞춰 대하기도 한다. 사실 그로 인해서 큰 실수도 없었고, 아니 오히려 나의 탁월한 분류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어찌보면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간단한 그러나 편협한 방법이었다.
그런 내가, 내 아이는 그런 시선에 얽매일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넌 어떤 사람인것 같아 넌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면서 받게 될 영향이 못내 걱정되는 그런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