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한때 라는 것이 있겠지만
나도 '한때'는
여운이 긴,
두고 두고 생각이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말 한마디 나누었을 뿐인데도,
얼마간 그 대화가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글자로 남아 되새겨 지는,
표정과 말투가 한데 어우러져,
어떤 색깔을 만들어 내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이제 인생을 반 바퀴쯤 돌아 서보니,
긴 여운이 있는,
그림자가 긴 사람은,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부담스러움을 느낀다.
그저,
잠시 이야기 하고 나서 돌아서면
금세 희미해져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이 되는 편이
그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