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3년 전 당근에서 18만원에 캐논 100D(일명 백백디白百D)를 샀다. 여행을 갈 때마다 카메라를 렌탈해 가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 전 주인장은 호쾌하게 메모리카드까지 같이 넘겨줬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단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이것보다 고양이 사진을 잘 찍어본 적이 없다.
역시 냥주는 다르다.
카메라를 사고부턴 여행을 갈 때마다 이녀석과 함께 했다. 아랍인들은 카메라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얼마냐고 물었고, 유럽인들은 사진 찍는게 우스운지 인종차별을 했으며, 미국인들은 예고도 없이 샷 속으로 몸을 날렸다.
비도 눈도 같이 맞았다.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성격이라 이리저리 던졌다. 그래도 고장나지 않아 안심했다.
하지만...
올해 결국 임종을 맞이한다..
인 줄 알았으나?
저러고 3일 뒤에 부활함
근데 이미 후지카메라 살생각에 신나서 눈에 안들어옴
개인적으로 후지카메라의 필름시뮬레이션은 대체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캐논 100d가 무덤에서 살아돌아왔지만서도 후지xA7을 사버린 현재로선 더 이상 쓸 일이 없어진 셈
언제 고장날지도 몰라 중고로 팔기도 애매한 계륵 그 자체
그래서? 디지털 고려장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진 정리 한번 하고 관짝에 넣기로..
최근 사진부터 역순으로 인상적인 사진으로 종종 연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