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날 듯한 푸르른 설산의 향연

[남미 파타고니아 여행 #4] 토레스 델 파이네 일일투어

by 세계뚜벅이 이피
@토레스 델 파이네, 칠레
190430

오늘은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El Calafate)에서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로 이동하는 날.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

창 바깥으로 설산을 바라보며 토크쇼 예능 《대화의 희열》 유시민 편을 다 봤다. 유시민 작가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독일 다니엘의 표현이 마음을 울렸다.

"우리가 보통 질문에 대한 답을 못 찾을 때는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경우일 수 있다. '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 인생에 무슨 의미를 부여하지?'라고 질문을 고쳐야 하는 게 아닐까"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다. 나도 한 때 그 의미를 찾고자 나 스스로를 모질게 괴롭혔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어 치유받았고, 나와의 화해를 비로소 완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걸 지도 모른다. 자유롭지는 않더라도 여행자로 남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강하게 들끓는 이유.. 감정의 역치가 높아져 웬만한 풍경으로는 쉽사리 감동받지 못하기에 더 먼 곳으로, 더 생경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엘 칼라파테에서 토레스 델 파이네까지는 장장 6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창밖으로 설산을 마주하며, 양과 말이 풀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나 스스로와 대화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깨끗하게 토레스 델 파이네 설산 반영이 비치는 호수

운이 좋게도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며칠 안 되는 청명한 날씨 마주하였다. 호수에 비치는 반영을 보려면 1) 날씨가 맑고, 2) 바람이 불지 않아야 하는데, 파타고니아에서는 무지 힘든 조건이라고 한다. 운이 좋았다!! 삼봉(three horns or towers) 중 이봉이 보였다.

구아나코(Guanaco)라고 부르는 라마와 동일한 과의 동물
바람아 불어라 불어라!!!!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람 그리고 무지개 폭포
과장을 좀 보태자면 선글라스도 날아갈 지경
아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

몇 년 전 이스라엘 관광객이 허용되지 않은 구역에서 불을 피우다가 푸델토 선착장, 그레이 빙하 구역을 모두 태웠다고 한다. 하얗게 탄 나무는 그 흔적.

페오에 호수(Lake Pehoe)에서 배를 타고 30분 가서 그랜드 델 파이네 트레킹 입구로 가면 그레이 빙하로 갈 수 있다. 나는 비수기에 방문했기에 운영하는 배편이 없어서 그레이 빙하는 등산으로 갈 수가 없었다. 산 위의 빙하도 참 궁금했는데 말이지.

버스 타고 가다가 마주친 이 구역의 새. 이름 들었는데 잊어버렸다..




지금 내가 여행 중인 파타고니아를 지도에 나타내면 위와 같다.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에서 다녀온 모레노 빙하 외에도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쪽도 빙하 구역, 곧 방문할 엘 찰텐도 빙하 구역이다. 엘 칼라파테-토레스 델 파이네가 국경 이동 포함 버스로 6시간, 엘 칼라파테-엘 찰텐이 3시간이니 얼마나 빙하지대가 넓은지 상상이 가는가.

현지인 추천 피자집 베이스 캠프(Base Camp).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남

토레스 델 파이네 1일 투어를 마치고 트레킹 거점마을인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 입성. 그런데 여기는 비 오고 춥다. 양말을 신었음에도 발이 시리고 손이 시리다. 너무 춥다 보니 저녁 먹으러 멀리 가기도 힘들다. 이렇게 사람이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스테이크는 포기하고 간단하게 피자와 화이트 와인.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2시간 거리 마을인데 날씨가 왜 이리 차이 나니. 내일은 토레스 델 파이네도 비 온다는데 9시간 트레킹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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