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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o 떼오 Dec 17. 2020

멕시코에서 맛본 고향의 맛, 소나로사 고기나라


멕시코의 첫 인상. 나이스. 그러나...


이런 농담이 있다. '한국에서는 왜 일이 힘들다고 자살을 하냐고, 상사를 x이면 되지...' 다소 무서운 농담이지만, 실제로 한국은 자살율 1위이고 , 멕시코는 타살율 1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겨난 무서운 농담. 멕시코를 여행하다보면 한국인끼리도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곤한다. 그리고 멕시코하면 유명한 카르텔. 여행 시작도 전에 쫄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멕시코 시티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명성(?)과 다르게 사람들이 너무나 친절했고, 흥이 넘쳤다. 개구장이 어른들이 넘쳐나는 놀이터 마냥 장소제약 없이 노래소리에 춤 추고 즐기는 모습에 나의 경계심은 조금씩 풀려갔다. 조금은 어깨피고 당당하게 시티 시내를 걸을 수 있었다. 



서슴지않게 길거리 타코를 즐기고, 사진을 찍는다. 다시 시작된 여행의 설렘을 숨길 수가 없었다. 색다른 대륙 남미. 그리고 멕시코라는 나라. 짧게나마 머물게 되었지만, 내 여행에서 가장 후회되고 아쉬운 순간으로 남는다.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신혼여행으로 무조건 멕시코로 와야겠다는 다짐.



드넓은 광장의 소리없는 외침도 들어보고, 한껏 분위기를 잡아본다. 여전히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국기계양식은 그들의 애국심을 보여준다. 간혹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다보면 우리나라에 비해 자기 나라 국기를 많이, 그리고 크게 계양해놓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리를 건너면 양 옆으로 쭈욱 국기가 펼쳐져 있고, 건물이나 대중교통 등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단순한 애국심고취? 그걸 넘어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일까? 하지만 다른걸 떠나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그 국기들로 하여금 '내가 지금 정말 여기 왔구나! 제대로 여행하고 있구나!' 라는 점을 인식시켜준다. 그래서 여행을 하다보면 국기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 동행들과 택시를 타고(멕시코는 우버가 불법이라 이런 경우 사전에 협의하여 택시를 타고 관광지를 돌아보고 온다)  똘란똥꼬를 갔다가 돌아오는길에 택시기사와 경찰이 시비가 붙었다. 사건의 경위는 이러하다. 좌회전 신호를 받아 가고 있는 우리 택시가 약간 차선을 넘어가는 바람에 옆 차와 충돌할 뻔 했으나 다행이 잘 넘어갔다. 하지만 이어서 경찰이 우리 택시한테 멈추라고 계속 따라오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싸우더니 점점 목소리가 높아져 분위기가 제법 사악해지는 상황까지 되었다. 운전면허증과 각종 서류를 검사하고 다시 한차례 다툼. 그리고 결국 우리를 보내주게 되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기사 말로는 어린 동양인과 같이 타고 있으니 의심되서 그랬다나 뭐라나. 


아무튼 정확하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만 의심되도 경찰에게 붙잡이는구나. 그만큼 평소에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으니 이렇게 경찰이 많고 멕시코에 있는 동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잠시뿐. 인간은 참 단순하다.

소나로사 고기나라는 천국 그 자체. 멕시코오자마자 한국으로 돌아온줄 알았다. 삼겹살과 목살, 된장찌개와 계란찜. 그리고 소주...


우선먹자. 잘 먹겠습니다!!



뽀르파보르 마스 소주...

뽀르파보르 마스 삼겹살...


멕시코에서 삼겹살에 소주라니. 여기서 먹으니 더 맛있는거 같다. 한잔 두잔... 취기가 점점 올라온다. 


"나 여기서 숙소 어떻게 가지..."


"우리 숙소에서 자고가! 우리 3명이라 마침 침대도 하나 비어있어!"


"오 그럼 걱정없이 먹어도 되겠다!"


이렇게 시작된 대축제



냉면까지 화룡점정.

그리고 숙소에서 뻗기.



피곤한 일정탓이었을까? 아직 남미에 적응을 못한 탓일까? 아침에 숙취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갈증도 너무나서 한국에서 집 앞 편의점 가듯 숙소를 나와 근처 슈퍼마켓에 들어가 과일음료를 사서 원샷을 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동행들은 오늘 같이 인터스텔라 도서관을 간다고 했는데 나는 너무 힘들어서 무리였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인사를 하고 내 숙소로 걸어갔다. 그게 동행들과 마지막 인사가 되었다. 마무리를 너무 급하게 한거 같아서 아쉬웠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법. (보고싶어 친구들 ㅠㅠ)


숙소에서 잠을 좀 자고 속을 달래기 위해 어제 우연히 지나친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국물요리가 먹고 싶었기에 바로 그쪽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갈만한 곳이 별로 없었지만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곳으로 가서 닭국물 요리를 시켜서 먹었다. 매콤하고 뜨뜬한 국물을 들이키니 속이 약간 풀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해장엔 국물이지...



멕시코에서의 하루가 또 이렇게 저문다. 한국에서 술취한 다음날과 별 다른점이 없는 평범한 일상으로 하루를 보내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점점 여행이 일상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일상속에 항상 색다른 설렘이 존재하고 있는게 긴 여행의 장점인거 같다.


항상 반복되는 평범한 우리 일상속에서도 조금씩 색다른 설렘을 만들어보는것은 어떨까? 그러면 일상이 조금 더 다채롭고 재미있어질지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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