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감정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 (1)

by 이레 Ireh

군가를 빠르게 좋아하고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금사빠’라고 한다. 이들이 놀림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어른인데도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움직이기 때문일거다. 안타깝게도 금사빠들의 사랑은 논리와 이성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머리는 아직 천천히 라고 말하고 있는데 가슴이 이미 전력질주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은 분명 따뜻한 건데 마음이 뜨겁게 달아오를수록 그들이 더 흔들리는 순간이 생긴다.

감정이 앞서 달리면 사람은 상대를 바라보기보다 나의 불안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좋은 감정이 엇박자가 난다. 나는 그걸 수도 없이 겪었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 나도 한때는 금사빠였기 때문이다. 나는 감정에도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사람 사이의 호흡은 한 번에 맞춰지지 않는다는 것도. 감정은 내가 밀어붙인다고 빨라지지 않고, 내가 서두른다고 깊어지지 않았다. 관계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관계를 맺을 때 감정이 생기는 속도가 다르다. 누군가는 금방 마음을 열고, 금방 친해지고, 금방 모든 걸 나누고 싶어 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감정이 깊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만들어야 다가갈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종종 나의 속도가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나를 중심으로 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상대가 느리면 답답하고 내가 빠르면 부끄럽다. 속도가 맞지 않으면 사랑이 틀어진 것 같다.


빠른 감정은 달콤하다. 짧은 시간에 마음이 꽉 차고, 어제보다 오늘 더 좋아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정하고 흔들리기 쉽다. 반대로 느린 감정은 지루하게 보일 수 있다. 확신도 천천히 오고, 관계가 단단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그 느림은 깊어짐을 만든다. 천천히 쌓여서 오래 남는 마음이 있다.

감정이란 건 천천히 흐를 때 더 깊어진다.

서두르지 않을 때 서로를 온전히 볼 수 있다.


애착에도 계단이 있다. 첫 계단에서 바로 뛰어올라가는 사람도 있지만 천천히 발을 올리는 사람이 더 많다. 속도를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호흡을 알아가며 두 사람이 편안해지는 리듬을 찾는 일이 우리가 관계를 맺을 때 찾아야 하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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