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몸을 위한 고찰
오랜만에 40분 전신 운동을 끝냈다.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노곤한 몸을 겨우 달래어 운동복을 입었다.
‘흠, 아직 나쁘지 않군.’
고백하자면, 운동을 안 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결혼식이 끝나고 널널한 일상(?)을 살다 보니 복부 쪽 살이 늘어나는 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레깅스를 꺼내 입은 내 모습은 다행히 두 달 전과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20살 때부터 다이어트와 혼연일체 된 삶을 살아왔다.
다이어트의 폐해라 하면, 운동이 그 자체만으로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 버린다는 점이랄까.
다이어트에 한창 열을 올렸을 때, 운동은 내게 즐거움으로 다가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애증의 존재였다고나 할까.
운동을 안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도 날씬할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일정 체중을 유지하게 되면서부터 운동에 대한 내 관점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현재 나는 살을 빼기 위한 목적보다는 건강하기 위함에 운동의 목적이 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한다니, 쓰다 보니 내가 어느새 이런 나이가 되었나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어느새 나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에 활력이 없어지고, 심지어 몸이 아프기까지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허허)
나이가 조금씩 들어갈수록 내 몸에 대한 통계와 데이터가 쌓인다고 하더라.
인지하지 못했지만, 내게도 어느새 내 몸에 대한 데이터가 누적되어 있었다.
내 몸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를 정리하자면,
1. 가장 좋은 운동은 조깅, 여건이 안 되면 홈트라도
본래 나는 열심히 걷던 사람이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집 앞 고등학교 운동장을 돌았고, 대학교 때는 집 앞 대학교 운동장을 돌았고, 결혼하고서는 천길을 열심히 걸었다.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아 마음껏 조깅을 할 수 없어 홈트로 전향하게 되었다.
실제로 3개월 동안 홈트를 열심히 한 결과, 내 몸은 탄탄하고 가벼워진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더불어 생긴 어깨 결림과 뻐근한 목은 패키지 상품이랄까.
2. 한국인은 쌀, 토종 한국인인 나도 당연히 쌀!
오랫동안 다니던 한의사 선생님의 말에 완전히 사로잡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밥을 먹었을 때 몸이 가장 편안한 걸 느낀다.
20대 초중반의 내겐 세상에 밥보다 맛있는 게 너무 많았다. 집밥을 먹기 싫어 투정을 부린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바깥 음식에 도가 튼 상태. 집밥만큼 좋은 게 없다.
3.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찾아 넣어주자
한창 건강한 몸을 만들었을 때 온라인 피티도 함께 병행했다.
온라인 피티에서 항상 들은 말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매 끼니에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하나씩은 있어야 하고, 매 끼니가 어렵다면 하루에 한 끼라도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식단을 챙길 것.
아침부터 두유와 사과를 챙겼던 때를 기억하는지, 널널한 삶(?)을 사는 요즘의 나는 뭔가 싱싱하고 튼튼한(?) 음식을 찾는다.
내일은 꼭 계란을 사 와서 삶아 먹어야지..
아, 어린잎도 꼭 같이!
이젠 내 몸이 보내는 아주 작은 신호에도 지금 내 몸 상태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하는지 감이 잡히는 때가 되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것을 지금까지 경험해왔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이십대를 더 좋은 것, 좋은 상태로 채우고 싶다.
동시에 경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른 몸, 날씬한 몸, 살을 빼야 하는 몸으로 내 몸을 규정하지 말 것.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되, 더 활력이 넘치는 상태를 위해 다져가기를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