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에 대한 소소한 느낌
‘코코’처럼 눈물이 주르륵 흐르지도, ‘토이스토리 3’처럼 가슴이 저리지도 않았다.
너무 잔잔해서 시간의 흐름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지루한 건 전혀 아니었다. 참 신기한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편안한 친구 한 명과 따뜻한 차를 마시며 잔잔히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1월부터 고민도 많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여기에 계속 남아있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 그 고민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 같았다.
영화 속 ‘22’처럼 나도 나만의 ‘sparkle’을 찾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했던 건 아니었을까.
현재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감사, 일상에 잠시 눈을 감고 저 먼 곳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Sparkle’을 찾아야만 내 삶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왔다.
나는 삶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다. 의미 없는 삶? 내겐 있을 수 없다. 그 ‘의미’가 없으면 너무나 좌절하기도 한다.
그런 내게 ‘소울’은 삶 그 자체, 내가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에 주목하게 해 준다.
그 순간 내 삶을 너무 가까이에서 보고 있었던 스스로를 발견했다.
벌써 29살이야? 라고 말하지만, 100세 인생으로 봤을 때 아직도 너무 어린 29세.
하루하루를 일터에서 치열하게 보내고 있는 나머지, 숲 전체가 아닌 한 그루의 나무에만 집중해 있었다.
지금 매달려 있는 나무에서 다음에는 어떤 나무로 갈아탈까, 그 고민에 너무 에너지를 쏟았다.
생각해보면, 어떤 길로 가고 싶은지만 내 안에 명확하다면 그렇게 골치 아플 문제도 아니었는데.
‘22’와 ‘조’의 여행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다고, 너만의 삶을 잘 쓰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나는 내 삶의 정답을 찾기 위해 에너지를 쏟기보다
주어진 매 시간을 충실하게, 그리고 즐겁게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