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안에서 성품을 잃지 않기
올해는 작년보다 업무가 1.5배는 증가한 듯하다. 개인 업무가 늘어난 것도 있거니와, 시스템이 개편되면서 행정업무도 함께 증가한 탓이다. 행정만큼은 절대 일이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짧고 굵게 업무를 쳐내고 있다. 너무 숨 가쁘게 일을 쳐낸 탓일까. 퇴근하고 나서도 개운하지 못했던 날이 있었고, 잠을 자다가 몽유병 증세를 보인 적도 있었다. 적당히를 넘어서 너무 바쁘다 보면 가끔 이런 모습들이 나타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서 여유와 친절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좋지만, 반대로 ‘빠른 일 처리’에 집중한 나머지 내 안에 여유가 잊혀가는 듯했다. 일례로, 숨 가쁘게 타자를 치다 전화가 걸려올 때 빨리 전화를 끊고자 건성으로 답을 하거나, 상대방이 전화로 호소하는 이야기를 듣지 않을 때가 있다. 내게 전화를 한 사람은 내가 아니고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할 곳이 없어서일 텐데 말이다. 이야기를 듣는 것이 업무의 8할이지만, 정작 내 안에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여유가 없어지니 자연스레 친절도 사그라든다. 빨리 전화를 끊고 싶고, 내게 질문하러 온 동료의 말을 빨리 끊어내고 싶은 마음에 건성으로 답을 한다. 부디 그 당시 상대방이 내가 바쁘고 귀찮다는 티를 낸 것을 눈치채지 못했으면.. 만약 나의 ‘불친절’을 느꼈다면 정말 사과하고 싶다.
지부장님이 하셨던 말이 생각난다. 일 잘하는 사람은 많다, 성품이 완성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일 하는 기계 같은 사람은 되지 말라.
과거에 내가 욕했던 사람도 일 하는 기계 같았다. 여유라곤 없고 친절이라곤 더더욱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여유와 친절을 다잡지 않으면 나도 언젠간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모습을 닮아가게 될 것만 같다.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자.
여유와 친절이 있는 리더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 일 잘하는 사람은 많다. 결국은 인성이 그 사람의 평판을 좌우한다.
여유와 친절이 나의 독보적인 강점이 되도록, 다시 나만의 마음가짐을 잡아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