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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레네 Nov 21. 2021

상담센터를 찾은 상담원 Part. 2

왜 나만 이럴까요



남들은 안 겪을 일을 왜 나만 겪을까요?



말라위에서의 일도, 입사하고 신입 때의 일도, 그리고 이번 사례 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갯벌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 같다.

함께 해외파견을 갔던 친구들,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 나와 같이 출발했던 주위 사람들을 보면 모두들 별 일 없이 지내 보내는 시간들이다.

그에 반해 나는 꼭 이슈가 생겨왔다.



내가 이 조직이랑 맞지 않나?



솔직히 이런 생각도 몇 번이고 들었다.

이 조직과 인연을 쌓으면서 주기적으로 이런 일들이 생겨나니까.






이제는 그만 울 때도 된 것 같은데, 싶다가도 상담을 받기만 하면 늘 펑펑 울고 온다.

자꾸만 사건사고를 만드는 문제 덩어리 같은 마음에. 내가 이상한 사람 같아서.

나도 그냥 남들처럼 별 일 없이 지나 보내고 싶은데.


남들은 겪지 않는 일을 굳이 겪어오면서,

내 마음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것이 내가 지나온 시간들로부터 얻는 몇 안 되는 위안거리이다.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를 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나도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까지 다져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분명한 , 이번에 상담을 받게 되고  힘들게  사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확장됐다.


나름 지금까지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왔는데, 내가 아직도 부족해서 이런 일들을 굳이 겪어야 했나?






마음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가 되었기 때문에 이후에는 마음이 크게 요동치는 일이 줄어든다.


크고 동그란 원을 빚어 나가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의 어려움을 안락하게 품어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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