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4일, 열 번째 도시
내가 시간과 돈을 들여 여행을 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나의 매력은 어떤 게 있을까? 약간 통통하고 동글동글해서 첫인상이 좋고 편안함을 준다. 내가 통통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마음이 비로소 안정된다.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왜 이러지, 왜 이 모양일까, 라는 생각은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자.
90일간의 여행지 중 베스트 순위 안에 들었던 밤베르크. 역시 여행지가 중요했다. 좋은 날씨에 멋진 여행지를 방문하니, 나를 옭아매었던 걱정과 근심들이 모두 사라졌다. 당시 내게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내가 통통-뚱뚱하다고 생각했고 어딜 가나 다이어트를 생각했다. 심지어 여행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살을 빼서 돌아갈지를 생각하는 나였다. 때로는 외모에 대한 강박이 나를 집어삼켜 내가 여행하고 있는 곳이 보이지 않게 될 때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는 훨씬 자유로워졌다. 물론, 외모에 대한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는 조금 더 능숙해졌다.
나에 대한 개념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이때의 여행이 가진 의미는 이미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