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운동으로 보내는 일상
누군가 올해의 키워드를 묻는다면, 내게 2022년의 키워드는 '운동'이 되고 있다. 운동이 내 삶에서 적잖은 부분을 차지하기까지는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2년 전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온라인 홈트를 시작했다. 사실 결혼식이 끝나고서도 이렇게나 오래 운동을 해 올 줄은 몰랐다. 결혼식 후 한 달 간은 운동을 쉬었는데, 운동을 '쉰다'는 표현이 더 이상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쉰다'라고 표현하기에,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 내 몸이 정말 휴식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더 무겁고 부풀기만 하는 것이 과연 쉼일까? 이후로 내 일상의 리듬에는 '운동'이라는 박자가 추가되었다.
사실 홈트보다는 빨리 걷기 운동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면서 운동할 자신이 없었던 나는 홈트를 대안책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2년이면 꽤 오래 홈트를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든 쉽게 질리는 내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작년 12월, 새로운 운동 루틴이 필요해진 나는 SNPE를 접하게 되었다. 조금 과장하면 내 인생이 새로운 장으로 넘어갔다. 온라인 홈트를 하면서 쌓아놓은 꾸준함에 바른 자세 운동을 더하니 삶의 질이 한 차례 달라졌다.
혈액순환 문제로 대학생 때부터 한의원과 마사지, 경락 등을 달고 살아왔던 지난 삶을 SNPE로 졸업했다. 더불어 하체 셀룰라이트와도 빠르게 이별했다(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홈트는 하기 전까지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 내 몸을 달래고 얼래서 하는 느낌이라면, SNPE는 그냥 내 일상이 되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굳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해야 하는 게 아닌, 몸이 무거워지면 자연스럽게 찾는 운동이다.
사실 내게 운동은 건강과 미(美)를 위한 목적이기만 했다. 솔직히 말하면 미(美)를 위한 게 훨씬 더 크다.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나는 외적으로 자신을 늘 검열한다. 흐트러진 부분은 없는지, 수선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 어제보다 오늘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를 체크한다. 이 영역에서 늘 자유롭고 싶지만 10년째 나는 투쟁 중이다. 물론, 과거보다는 나아지긴 했다. 과거처럼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지는 않는다.
폴댄스는 그런 점에서 내게 의미가 있다. 더 이상 운동을 다이어트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재미와 취미를 위해서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폴댄스 3개월 차, 내 다리는 멍이 없어질 날이 없다. 2주에 한 번씩 하던 것을 1주일 간격으로 좁히면서, 멍이 빠질 때 즈음에 다시 새로운 멍을 생성한다. 이제는 멍이 안 들면 아쉬울 정도다. 생각보다 운동 강도가 세서 폴댄스를 하기 직전까지 마음이 너무 무겁다. 하지만 막상 하고 나면 성취감이 크고 그만 둘 수가 없다.
운동을 꾸준히, 새롭게 할 수 있는 데에는 직장생활에서 안정을 찾은 요인이 클 것이다. 어느새 직장생활 4년 차, 이제는 본캐와 부캐를 조금씩 분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진짜 나의 일상, 본캐의 리듬을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