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관계는
이상할 만큼 깊은 곳에 닿아 있다.
분명 사랑인데
그 무엇보다도
사랑을 말하기 어려운 사이.
아픔을 드러내는 일은 쉽다.
분노를 꺼내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사랑은
자꾸만 목 끝에서 맴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사랑 대신
애증의 말들을 건넨다.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풍경을 보며
같이 여행을 떠나면서도
순간의 말 한마디가
어느 가슴에 어떻게 박혔을지는
어쩌면
아주 오래된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바란다.
우리 가족이
오래도록 잘 지냈으면.
여행 동안 고생 많았다고,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나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