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ris8679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노력

by 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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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빛나는지 아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따금씩 알 수 없는 우울감이 찾아오면 그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부들부들 떤다. 긍정적인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일어서지 못하는 감정이 우울이다.

이럴 땐 늘 그랬듯 책장으로 달려가 명상, 불교, 마음, 영적 관련 책을 끄집어내 곧 울음 터질듯한 마음을 달래려 애쓰지만 소용이 없다. 홀로 발바닥 구석구석을 땅에 꾹꾹 눌러가며 걷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다.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붙잡혀 원망만 할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소소한 기쁨을 건져 올릴 것인가.

선택은 늘 내게, 책임도 늘 내게 있다는 걸 안다.


끊임없이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우울해지면 최대 피해자는 바로 신랑과 아이. 우리 가족이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전염이 강해서 알게 모르게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상하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산타 할아버지가 뒤늦게 왔다 가셨는지 따듯한 흰밥과 미역국이 차려져 있다. 미역국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미역 사이사이로 제멋대로 길게 길게 찢어진 소고기도 보인다.

냉동실을 열어보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라보콘과 월드콘도 눈에 보인다. 신랑 작품이다. 웃음이 났다. 웃음을 얼굴에 감추고 밥을 퍼내어 국에 말아 식탁에 앉아있는 니모에게 먼저 건네주었다.


"엄마아!!! 같이 먹자. 나 엄마 기다릴래."


기특한 녀석, 이제는 밥 먹을 때 엄마 기다릴 줄도 안다.

마음이 넘어질 때 가장 가까이서 부축해주는 가족이 있다.

살을 후벼 파는 강추위에 얇은 면 잠옷만 걸쳐도 몸을 쉬게 해 줄 따듯한 집과 음식도 있다.

이곳에서 마음을 꾸준히 다듬으며 빛을 품어야겠다. 언젠가 누군가 우울함에 허우적거릴 때 내가 품은 빛으로 따듯해질 수 있도록.


_ 우울에서 빠져나온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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