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한달살이 중입니다.
집 밖으로 한 걸음 나온 순간 저절로 '아~'하는 감탄사가 입 밖으로 나가고, 지긋이 눈을 감게 된다.
포근한 바람과 깨끗한 공기에 굳었던 몸과 긴장된 마음이 서서히 풀어진다. 자외선 차단제도 바르지 않고 맨얼굴을 따사로운 햇살에 들이밀며 오늘도 자연에게 빚을 진다.
내가 살던 곳에서 벗어나 보니 그제야 전라도가 이토록 아름다운 땅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고 일어나 보면 이불에는 온통 아이의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과 진물이 묻어나 있다. 걱정도 잠시 빨래를 돌려 빨랫줄에 이불을 탈탈 털고 널어놓을 때면 금세 마음이 밝아진다.
예전에 신랑이 해군으로 배에서 생활했었는데 햇빛에 빨래를 널어놓으면 햇빛 냄새가 옷에 스며든다며 그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종종 얘기했던 게 떠오른다. 햇빛은 무슨 냄새일까 늘 궁금했는데 햇빛에 바삭바삭 마른 수건과 이불을 개면서 일부러 코를 갖다 대고는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아. 이거구나. 햇빛 냄새.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어김없이 아토피에 관한 많은 글을 검색한다. 혹여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어서 아이 피부가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 때문이리라. 인터넷에서는 '이것을 먹으면, 혹은 이렇게 하면 아토피가 낫는다.'며 각기 다른 치료법으로 엄마의 마음을 갈팡질팡 흔들어 놓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듯하다.
아토피를 고친다는 음식과 방법은 수만 가지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는 뜻 아닐까. 그렇다면 차라리 아무런 방법도 쓰지 않는 게 최소한 헤매지 않는 길이 아닐까 싶다.
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들 환경, 먹거리, 아이의 마음을 꾸준히 신경 써주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좋아질 거란 믿음으로 아이와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어쩌면 세상에 변치 않는 '진리'는 없는 듯하다.
본인이 믿냐 안 믿느냐에 달려있을 뿐이다.
본인이 믿으면 그게 진리고 믿지 않으면 떠도는 정보에 불과하다.
엄마는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중심을 잡고 아이를 기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물론이다. 본인이 내린 선택에는 담담하게 책임을 지고 타인의 선택은 마땅히 존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