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새들도 그랬을 것이다.
날개만 있으면...
by
키작은 울타리
Dec 3. 2020
하늘을 날고 싶어 집채만 한 날개를 달고 산을 오른다.
산허리에서 진을 치고 버티는 안개로 중도 하산이다.
다시 날을 잡아 오른다.
고분고분했던 바람이 산 위에서 강풍으로 돌변한다.
언제든 하늘을 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번번이 날개를 접는다.
비바람과 안개가 순번을 정하고 작당모의라도 하는 것 같다.
최적의 날이다.
흰 구름이 공중 관람석을 가득 메운 이륙장에서
햇살의 호위 아래 힘껏 발길질을
한다.
땅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제자리에서만 허우적댄다.
맞바람이 인정사정없이 날개를 꺾
었다.
바람은 서투른 내 발길질에 발맞춰 줄 생각이 없다.
날개를 정비하고 다시 발길질을 한다.
몇 차례 엄한 땅만 파헤치고 나서야 하늘을 날아올랐다.
날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허우적대고 휘청거리지 않고 단 번에 나는 것이 있을까.
새들도 그랬을 것이다.
숱한 날갯짓을 하고 깃털을 뽑혀가며 날아올랐을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멀리 이륙장에
나무 한 그루 뽑혀 나간 흙구덩이가 멀어져 간다.
새들도 가슴에 구덩이 하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면서...
keyword
날개
강풍
패러글라이딩
5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키작은 울타리
직업
회사원
화려하고 향기나는 장미꽃보다 들판에 서로 어우러져 핀 들꽃이 좋습니다.
팔로워
7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오래된 동전을 세며
마중물이 다시 올라오면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