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이 다시 올라오면

스스로에게 주는 아름다운 경고

by 키작은 울타리

폭포수의 거센 물줄기가 산 채로 얼어붙은 빙벽에

겨울 꽃이 피었습니다.


비행 중 불시착한 낙엽들이 줄줄이 미끄러져 추락합니다.

전신에 기름칠한 얼음벽은 접근하는 모든 것을 삼킵니다.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사람들은

위험이 똬리를 튼 수직의 세계로 갑니다.

길을 가다 숨어 노리는 복병에게

운 나쁘게 걸려든 것이 아닙니다.



절망이 삶의 어느 날 급습해오면

몸부림치기를 멈추고 위험이 도사리는 곳으로

자신을 내동댕이치고 싶어집니다.


제 몸을 스스로 구렁텅이로 내던지는 것은

삶의 펌프질을 위해서입니다.

땅 속에 머무른 용기를 마중하러 내려 보내는

한 바가지의 의지입니다.


의지가 끌고 올라오는 삶의 묵직한 용기가

펌프질하는 두 주먹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가면

수직의 세계, 날 선 얼음송곳 아래에서

겨울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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