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와 물방울의 더불어 살기
비바람의 돌격으로 거미집이 흔들립니다.
거미가 한나절이 넘도록 한 땀 한 땀 꼬아 엮어서 지은 집입니다.
물방울이 빈집이나 헌 집은 말할 것도 없고
버젓이 주인이 있는 새집에까지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집안 구석구석 발 디딜 틈 없이 주렁주렁 매달린 물방울 때문에
바람이 불 때마다 거미집은 꼬리 연처럼 출렁입니다.
그런데도 바람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불어오는 족족 거미줄에 잘려나가고 맙니다.
게다가 물방울이 있던 자리에는 빈자리 하나 없습니다.
지칠 줄 모르는 바람에도 물방울 하나 끄떡하지 않으니
새집인데도 거미의 먹잇감 사냥은 만만치 않습니다.
온 몸의 감각신경을 곤두세우지만 물방울까지 합세한 날은
걸려든 먹잇감을 코앞에서 놓치기 일쑤입니다.
거미에게 물방울은 불청객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거미는 물방울을 발을 걷어차 집 밖으로 내치지 않습니다.
거미와 물방울은 더불어 함께 살아갑니다.
“오늘 하루 배 좀 곯으면 어때요.”
“보석같이 맑고 영롱한 지상 최고급 럭셔리한 인테리어의 집이
나의 집인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