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게 주름 잡힌 한 묶음의 신문지가
몸값을 내걸어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린다.
새벽이면 골목 담장을 날아올라 마당으로 점프하는 것은
세상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신문이었다.
지하철 칸마다 좌석 입석 안 가리는 몸싸움을 불사하며
따가운 눈총을 받아 미운털도 박혔다.
아침부터 사람들을 울리고 웃겼던 신문은 다 어디로 갔을까.
첫 장 넘기는 소리가 그립다.
기지개 켜고 일어나는 잉크 냄새가 그립다.
밤새워 챙겨 나온 이야기를 모조리 털리고
선반 위에 널브러진 칠칠치 못한 신문이,
사람의 숨결이 밴 휴지통에 박힌 신문이 그립다.
새벽잠에서 깨어 첫인사를 나누었던 신문은
어깨 한 번 펴지 못하고 포장재 상품으로 떠돈다.
세상에 나와 읽히지 않는 신문이
피우지 못하고 시든 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