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초는 밑바닥을 보이지 않는다

개구리밥은 물을 올라타고

by 키작은 울타리

개구리밥에 점령당한 연밭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잠수 중인 개구리가 콧등에 밥풀을 붙이고 떠올라

잠망경 같은 눈을 뜨고 주변을 경계한다.


바람이 불어와 거대한 몸집의 연잎이 휘청거린다.

작고 여린 개구리밥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재정비를 하고 다시 돌아온 바람에도 개구리밥은 끄떡없다.

물속에 유연한 몇 가닥의 닻을 내리고 단단히 정박하고 있다.


밤사이 비바람이 몰아쳐 개울물이 넘쳤다.

개구리밥은 모조리 휩쓸려 개울 밖으로 이탈하였다.

누구 하나 뒤집히지 않고 물을 올라타 사뿐히 땅으로 착지하였다.


물 위를 떠돌며 거센 비바람과 마주치지만

개구리밥은 결코 뒤집혀 밑바닥을 보이지 않는다.

일생 물을 올라타고 떠도는 긴 항해를 위해

욕심부려 많은 것으로 채우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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