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버블
나의 성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누군가를 위해 흘린 눈물 한 바가지 붓고
출렁대도 넘치지 않을 만큼 채운 욕심도 한 바가지도 부었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 한 바가지 섞고
바람에 몸을 맡기는 억새의 삶의 철학도 한 바가지 섞었다.
손수 반죽하고 찍어내어 달군 마음 한 장 한 장으로 쌓아 올렸다.
그런데도 나는 성을 볼 수 없다.
하나같이 둥글둥글해서 세련된 디자인이랄 것도 없다.
설계도가 없어도 붕괴의 두려움이 없다.
하루하루 살아가다 어느 날 시간이 정지되는 찰나
그제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나의 삶이 부끄럽지 않으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