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것

그곳에 설렘과 그리움이 있다

by 키작은 울타리

마음이 설레어 밤잠을 설치는 사이 눈이 내렸다.

일렬종대의 고양이 발자국이 골목 신우대숲으로 나있다.

댓잎들이 반짝이는 흰 눈을 덮고 곤한 잠에 빠졌다.


멀리 신작로에서 눈길을 걸어 마을을 향해 오는 사람,

걸을 때마다 사각사각 도시과자의 향기가 풍겨왔다.


참새 한 무리 파드닥 신우대숲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댓잎들이 놀라 벌떡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막 모퉁이를 돌아 모습을 드러낸 사람 앞으로 흰 눈가루가 날렸다.


대숲에서 고양이가 시뻘건 입술을 훔치며 나왔다.

뛰어나가는 엄마의 버선발에서 고소한 냄새가 풀풀 났다.


신우대 울타리가 있는 남쪽 작은 마을 골목에는

길모퉁이를 돌아 설렘과 그리움이 소풍처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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