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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제비갈매기의 가족 부양

가장의 무게

by 키작은 울타리

바닷물이 돌아오는 길을 쇠제비갈매기가 따라붙는다.

공중을 선회하다 먹잇감을 포착한 즉시 수직 급강하한다.

몇 차례 급강하를 되풀이해도 주둥이에 물린 게 없다.

물고기도 마냥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닌 것이다.


녀석은 바다와 뭍을 오가며 종일 고된 노동을 한다.

뭍에서 일가족이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으니

이륙하기 무섭게 다시 다이빙을 한다.


끼니 때문이라면 고된 노동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둥지를 비운 사이 가족을 노리는 사냥꾼이 있어

게다가 예고 없이 언제 강제 철거당할지 모르니

두고 온 가족 걱정으로 눈에 근심이 가득하다.


계속된 다이빙 끝에 물고기를 입에 물었다.

쇠제비갈매기는 가족의 안녕을 바라며 뭍으로 향한다.

날개에 실린 가장의 무게에도 날갯짓은 위풍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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