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그저 바닷물일 뿐
솟구치는 흥분을 똘똘 말아
네가 달려온다.
모조리 쓸어버리겠다는 기세가
내 손아귀에 걸려 무력화된다.
너를 배후에서 조종하는 바람에게
그냥 지나쳐 가달라고 말하지 못해.
온순한 너를 보고 있으면
종일 내 속은 울렁거려 멀미를 해.
파도,
너는 죽비소리로
음악으로
한 편의 시로
꽃향기로...... 올테니
미안해하지 마.
큰 바람을 만나면 사납게 오고
작은 바람을 만나면 순둥순둥하게
바람이 등 떠미는 대로 오면 돼.
내 살갗이 헐고 시퍼렇게 멍들어도
언제나 나는 양팔 벌리고 서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