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대처하는 자세

면역력 키우기 프로젝트

by Iris Seok

미국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가파른 확산으로 역사적인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LA는 3월16일 자정부터 모든 식당, 술집, 카페, 영화관 등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사실상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의 긴급 행정명령 기자회견을 접하고 얼떨떨한 감정을 감추기 힘들었다. ‘정녕 이 모든 곳을 폐쇄할 수 있다고? 그것도 하루 만에?!’


그런데 다음날 아침 거리를 나가보니 정말이지 모든 식당, 마켓,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카페의 경우 테이크 아웃 서비스만 가능했다. 모든 학교들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했고,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시행해 LA가 마치 거대한 ‘유령도시’처럼 느껴졌다. 텅 빈 거리, 아무도 살지 않는 것만 같은 도시의 모습. 이게 과연 현실이란 말인가.



이 시기에 면역력을 높이는 일은 내 삶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해도 약한 감기 정도 쯤으로 쉬이 지나갈 수 있다고 하니, 면역력이 강해지는 일만이 이 시기를 건강하게 지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이전부터 난 면역력을 키우는 일이 삶에서 얼마나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에 앞서 나의 2020년의 시작은 지독한 감기와 함께였다. 연초부터 기침을 달고 살았고, 콧물, 열, 그리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절망적인 시기까지 겪었다.



아픈 건 생각보다도 훨씬 괴로운 일이었다. 내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병원에 가서 항생제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뜨거운 물을 마시는 등 아무리 노력해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자 감기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놈에게 욕을 퍼부어주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감기 이 놈은 대체 언제까지 내 몸에 붙어있을 작정이지?’


두 달간 감기를 달고 살자 출산 후 바닥난 나의 면역력이 가장 큰 문제임을 깨달았다. 어떻게 해서든 면역력을 출산 전처럼 끌어올려 지긋한 감기로부터 벗어나 건강을 되찾고 싶었다. 건강하기만해도 삶의 행복감이 두 배 이상 상승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른바 아주 개인적인 ‘면역력 키우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한 달간 나름의 규칙대로 면역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자 나름 건강을 되찾은 느낌이 들었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 해도 좋다. 어쨌든 난 지난달의 나보다는 건강해졌다. 조심만 하면 코로나19도 비켜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도 생겼다. 한 달 전의 나였더라면 바이러스 앞에 잔뜩 겁먹은 쥐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다음은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나의 소박한 노력들이다.



비타민

아무래도 다들 아프면 비타민부터 찾게 되지 않나. 나 역시 그랬다. 한국에 사시는 부모님께 부탁드려 오쏘몰 이뮨 비타민을 구입했다.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라는 오쏘몰. 아시아나 비행기편에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해서 부모님을 통해 2통을 구매. 맛은…딱히 선호하지 않는데, 이걸 먹은 이후로 단 한 번의 감기도 없었다. 정말로. 내가 건강해진건지 이 비타민 덕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일단 믿고 먹는 비타민.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2달 이상 먹는 건 권장되지 않는다. 워낙 세서 간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 나 역시 2통을 다 먹게 되면 좀 쉬었다 먹을 예정이다.



또 다른 건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먹게 된 액상 비타민. 물에 타먹는 건데, ‘레몬 진저’ 맛이 좋아서 매일 먹게 된다. 남편은 뒤에 성분을 보더니, “에? 하나도 안 건강한데?”라며 콧방귀 끼었지만, 안 먹는 것 보다 좋다고 믿는다. 먹고 본다. 맛있으니까.


아침밥

원래 나는 아침을 챙겨먹는 사람이다. 할머니와 같이 살았던 어린시절의 영향이 큰 탓일까. 아침을 먹는 게 나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유학생활 때 아침 수업이 있다 하더라도 아침 먹는 일은 빼먹지 않았다. 요리할 시간은 없으므로, 누릉지에 총각무로 한 끼를 뚝딱 하고 학교로 출발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내가 최근 몇달 간 아침을 먹지 않았었다. 출근을 첫째 아들과 함께 한 이후부터는 여유가 없었다고나 할까. 첫째 아들을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나면 진이 빠져 나는 먹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회사에 늦을까 전전긍긍하며 집을 나서기 바빴으니까.


하지만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다시금 아침을 먹기 시작했고, 확실히 컨디션이 더 좋다. 역시 나란사람은 ‘밥 힘’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견과류

직장인에게 간식은 빼놓을 수 없겠다.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서랍을 열어 초콜렛을 꺼내기 바빴다. 달콤한 초콜렛을 먹으면 그 순간만큼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하지만 둘째 임신기간 동안 임신 당뇨 검사에서 수치가 높아 재검사를 받을 만큼 난 과도하게 당을 섭취했던 것으로 판명 났다. 그 때 깨달았다. 회사에서 주전부리 먹는 일을 멈춰야 한다는 것을.


최근 견과류로 간식을 대체했다. 사실 견과류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남편이 견과 관련 일을 하고 있기도 해서 노력해서 먹는 중이다. 먹다 보니 나쁘지 않다. 어떤 날은 땡기는 날이 있기도 하다.



운동

운동은 면역력을 위해서라기 보다 사실 내 행복감 증진을 위해서다. 난 운동이 참 좋다. 운동을 하고 나서 느끼는 개운함이 좋고,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이 좋고, 운동하는 시간에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일이 좋다. 특히 최근 몇년간은 핫요가에 빠져있다. 뜨끈한 온도에서 나에게 집중하며, 땀을 빼는 일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주변에 핫요가 예찬을 늘어놓고 다니는 요즘, 운동하는 시간은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 매주 토요일 아이들도 자고, 남편도 자는 이른 시각, 핫요가를 하러 집을 나서는 길이 행복하다.





나열한 일들 이외에도 깊은 숙면, 행복한 생각 등도 당연히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일등공신일 것이다. 면역력을 키우는 일은 마법같은 일이 아니다.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가지면 따라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예기치못한 비상사태에 돌입한 현재, 그 누구도 내 몸을 지켜줄 수 없다. 면역력을 키워 스스로를 지키고 사랑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