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사람입니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낀 날. 요즘 서류 제출, 필기시험, 면접 등으로 지쳤었다. 좋은 일이 있어도 좋다고 소리 낼 힘도 없고, 힘들어도 힘든 것을 제대로 못 느끼고. AI 기계같이 지냈는데 엄마가 시간 내주었다. 가게일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게에서 나오는 일이 없는데 기계가 된 딸의 변화를 알아차린 걸까. 선뜻 아르바이트생을 구해서 가게를 맡기고 나와서 데이트를 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있다. 매일 다니는 길, 큰 변화 없는 동네지만 여행 왔다고 생각하면서 놀아서인지 조금 더 재미있고, 알차게 즐기게 됐다. 아침저녁 오가는 한옥마을, 객사를 여행자처럼 돌아다녔다. 객사 이탈리안 식당에서 맛있는 밥을 먹고, 오락실에서 게임도 즐기고, 한옥마을 숙소에 짐 풀고 다시 나와서 등이 켜진 전주한옥마을 골목과 중심지를 걸었다. 주말을 앞둔 날이라 그런지 여행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저녁 늦게까지 한복과 경성의복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버스킹 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랫소리. 숙소로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서 과일과 간식거리를 샀다.
엄마랑 단 둘이 여자들의 밤을 보냈다. 아빠 미안! (집에서 혼자 자서 오히려 좋았을 수도?) 다음 날은 아침 일찍 남부시장에 가서 콩나물 국밥을 한 그릇씩 비웠다. 수란 톡톡 터트리고 김가루 뿌려 먹는 법을 배웠다. 전주사람 신분으로 가면 안 알려주시더니 여행객으로 보였는지 알려주셨다. 신기한데...? 마음가짐의 변화가 태도로도 드러나나?